麥秋 초여름 ★★★★

Posted 2013.07.22 11:12

(2006.06.29)

맥추.jpg

麥秋 초여름 ★★★★
감독 : 오즈 야스지로(小津安二郞, 1903~1963)
ozuyasujiro.com

아... 죄송합니다만 본지 며칠 지나버려서 이 영화에 대해 잘 기억나지 않는군요. 제 안좋은 머리도 머리지만 오즈의 영화는 비슷비슷한 소재와 한결같은 영화형식으로 유명하죠. 그날처럼 그의 영화를 하루 세 개 정도 보고나면 어떤 장면이 어느 영화의 것이었는지 막 뒤죽박죽이 되어버립니다. 이 영화에는 아빠(류 치슈)가 장난감 기차레일을 사다주지 않아 화가난 두 어린 아들이 집을 나가 밤 늦게까지 돌아오지 않는 장면이 있습니다. <오하이요>에도  아빠(류 치슈)가 TV를 사주지 않아 화가 난 두 아들이 집을 나가버리구요. 둘 다 아빠한테 한 대씩 쥐어박히고 나서 였어요. 밤늦게까지 돌아오지 않는 아이들을 발견한 곳도 똑같이 역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또 '과년한 딸아이 시집보내기'같은 소재는 4번인가 반복되었다고 하더군요. (이 영화도 그런 내용입니다.) 사건의 반복 뿐만 아니라 나오는 배우들도 거의 일정해요. <동경이야기>에서 아버지(류 치슈), 어머니, 큰 며느리, 작은 며느리(하라 세츠코)로 나왔던 배우들이 이 영화에선 아들, 어머니, 이웃집 여자, 딸로 나오는 식입니다. 제목은 또 얼마나 대충대충 지었나요. <늦봄>, <이른 봄>, <초여름>, <가을햇살>, ...

harasetuko.jpg오즈의 영화에는 항상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동경이야기>에서 노모가 오늘을 넘기기 힘들다는 말에 "쏘~까."를 반복하는 아들의 체념은 그 어떤 통곡과 눈물보다도 더 절절한 슬픔을 느끼게 합니다. 이 영화에도 전장에서 죽은 아들에 관한 그리움에 눈시울을 적시는 노모가 있습니다. 카메라는 눈시울을 훔치는 그녀의 모습을 보여준 후 뜬금없이 바람에 나부끼는 풍항계같은 것을 보여줍니다. 그렇게 뜬금없이 삽입되는 풍경씬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런 장면은 마치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 없어 고개를 돌리고 마는, 그런 느낌입니다. 극중 인물들과 같이 울어주는 영화. 위로받는 느낌입니다.

하라 세츠코 얘기를 빼먹을 수 없지요. 하라 세츠코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여배우 중 하나입니다. 오즈의 영화에 많이 출연하기도 했구요. 서구적인 마스크에 키도 상당히 커보입니다. 오즈의 영화에선 착한 며느리, 다정한 딸 등으로 출연합니다만, 이차대전 때는 파시즘 선전 영화등에도 곧잘 등장했다고 하는군요. 여튼간에 사정없이 우아한 배우입니다.  (2004·05·31 12:53)


아래는 영화제 소개글

초여름 麥秋
Early Summer
1951년, 124분, 흑백, 영어자막
혼기에 찬 노리코는 조건이 좋은 혼처를 거부하고 부모, 형제와의 상의 없이 오빠의 친구이자 아이 딸린 홀아비 켄이치와 결혼하겠다고 선언한다. 갑작스런 노리코의 태도에 가족들은 당황하는데... 오즈의 대다수 영화들이 산업화와 서구화에 따른 가정의 해체에 관한 것이듯 이 작품도 딸의 결혼으로 대가족이 해체된다는 기본 골격을 따라 몇 개의 에피소드로 연결 된 홈 드라마이다. “스토리 자체보다 더욱 깊은 의미를 지닌 ‘윤회’라든가 ‘무상’이라든가 하는 것을 묘사하고 싶었다”는 오즈의 언급처럼 이 작품에서 스토리나 플롯이 중요한 기능을 하지 않음은 명백하게 드러난다. 플롯이 인위적 상황을 만들고 사실성을 방해하는 것으로 파악한 오즈는 등장인물들의 자연스런 표현과 자연의 리듬에 집착함으로서 인물들 또한 자서전적 연기를 창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일상적인 삶에 대한 세심한 탐구, 이야기의 과감한 생략, 시공간의 독특한 사용, 계속해서 변하는 행동의 리듬을 통해 오즈 특유의 소시민적 관점이 투영된 작품이다.

신고
« PREV : 1 : ··· : 365 : 366 : 367 : 368 : 369 : 370 : 371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