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des rêves, La 수면의 과학
Director:Michel Gond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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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자체는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

미셸 공드리의 <수면의 과학>에서 스테판(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분)이 고양이 옷입고 부르는 곡이랍니다.

Velvet Underground의 'After Hours'를 Jean-Michel Bernard가 편곡한 곡인가봅니다.

 



뮤직비디오가 아닙니다. 그냥 음악만 들어주시길...


if you rescue me I'll be your friend forever
나를 구해준다면 영원히 당신의 친구가 될꺼에요

Let me in your bed I'll keep you warm in winter
침대로 데려가 주세요 당신의 겨울을 따듯하게 만들어 줄게요

All the kitties are playing and they're having such fun I wish that could happen to me
즐겁게 장난치는 새끼 고양이들 처럼 나도 그렇게 되고 싶어요

But if you rescue me I'll never have to be along again
당신이 나를 구해준다면 다시 혼자가 되는 일은 없겠죠

Oh the cars drive so fast and the people are mean and sometimes it's hard to find food
차들이 너무 빨리 지나다니고 사람들을 못살게 굴어요 가끔은 먹을 것을 찾기가 어렵지요

Let me into your world I'll keep you warm and amuse
당신의 세상으로 날 데려가 준다면 당신을 따듯하고 즐겁게 해줄께요

All the things we can do in the rain
비가오면 우린 무엇을 하고 놀까요

If you rescue me I'll be your friend forever
당신이 나를 구해준다면 영원히 친구가 되어줄께요

Let me into your bed I'll keep you warm in winter
침대로 데려가 주세요 당신의 겨울을 따듯하게 해 줄께요

Oh someday I know someone will look into my eyes
언젠가는 누군가 나의 눈을 바라보며 이렇게 얘기할거란 걸 알아요

And say, "Hello, you're my very special kitten"
"넌 나에게 가장 특별한 고양이야"

So if you rescue me I'll never have to be along again
그러니 당신이 나를 구해준다면 난 다시 외톨이가 되지 않을꺼에요

 

(2008.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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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nie Darko 도니 다코
Director:Richard Ke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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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가사는 규훈님 블로그에서...

Mad World
By Gary Jules (2001)

All around me are familiar faces
Worn out places, worn out faces
Bright and early for their daily races
Going nowhere, going nowhere

나를 둘러싸고 있는 친숙한 얼굴들,
낡아빠진 곳에 있는 지친 얼굴들,
하루의 경쟁을 위해 애써 밝은 표정을 짓지만,
갈 곳을 모르는 얼굴들,

Their tears are filling up their glasses
No expression, no expression
Hide my head I want to drown my sorrow
No tomorrow, no tomorrow

앞에 놓인 잔 속에 눈물이 떨어져 고이지만,
아무 표정도 없는 그들,
나는 슬픔 속에 빠져서 머리를 숨기네,
내일이 없는 나,

And I find it kind of funny
I find it kind of sad
The dreams in which I'm dying
Are the best I've ever had

그런 풍경이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내가 죽는 꿈을 꾸었지,
내가 꾸었던 꿈 중에 최고였어,

I find it hard to tell you
I find it hard to take
When people run in circles
It's a very, very
Mad World
Mad world

뭐라 말하기 어려워,
받아들이기 어려워,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있자니,
이건 참,
미친 세상이야,
미친 세상이야,
 
Children waiting for the day they feel good
Happy Birthday, Happy Birthday
And I feel the way that every child should
Sit and listen, sit and listen

아이들은 기분이 좋아지는 날을 기다리지,
생일 축하해, 생일 축하해,
하지만 내 생각에 모든 아이들은 반드시,
조용히 앉아서 어른들의 말씀을 들어야 하네,

Went to school and I was very nervous
No one knew me, no one knew me
Hello teacher tell me what's my lesson
Look right through me, look right through me

학교에 다닐 때 난 겁이 났었지,
아무도 나를 몰랐어,
선생님, 오늘의 교훈이 뭐죠,
내 눈을 똑바로 보면서 말씀 해 주세요,

And I find it kind of funny
I find it kind of sad
The dreams in which I'm dying
Are the best I've ever had

그런 풍경이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내가 죽는 꿈을 꾸었지,
내가 꾸었던 꿈 중에 최고였어,

I find it hard to tell you
I find it hard to take
When people run in circles
It's a very, very
Mad World
Mad World

뭐라 말하기 어려워,
받아들이기 어려워,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있자니,
이건 참,
미친 세상이야,
미친 세상이야,

Enlarging your world
Mad World

시야를 넓혀보아도,
이건 미친 세상이야,

 

(2008.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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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23 20:09
서점에는 일본 영화에 대한
들이 꽤 있지만 일본영화사 전체를 아우르는 제대로 된 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검색해 봤는데, 그나마 제대로 된 들은 서양인이 쓴 이구요. 바로 옆엣나라 영화를 이해하는데 서양인의 관점을 거칠 필요도 이유도 없겠지요.

은 일본인이 직접 쓴, 제대로 된 일본영화사입니다. 최초의 일본영화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두루 설명하고 있어요. 이 의 가장 큰 장점은 일본이라는 일국의 영화사가 아니라, 한국과 중국, 대만 등을 아우르는 '동아시아적 관점'에서 일본영화사를 조망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지한파인 저자는 한국영화를 꽤 비중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오자-가령 구로사와 기요시를 구로사와 아키라라고 한다든지-가 좀 있지만, 재밌고 유익한
입니다.

하라 세츠고 여사가 파시스트 영화에도 많이 나왔다는군요. 실망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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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트 클럽 (척 팔라닉)

Posted 2013.07.23 02:24

 

2005·02·27 21:06

파이트 클럽 - 메피스토 1 | 원제 Fight Club
척 팔라닉 (지은이), 최필원 (옮긴이) | 세상

영화 <파이트 클럽>을 무척 재밌게 봤었고, 척 팔라닉이란 사람도 썩 유명한 사람이니까, 웬만하면 이 책 읽고 그의 다른 번역본도 읽으려고 했습니다...만, 도저히 그럴 맘이 안 드는군요.

영화에서는 브래드 피트의 매력에 눈이 멀어, 저 미친 마초들이 하는 덜 떨어진 짓이 그다지 눈에 거슬리지 않았는데, 활자로 읽으니 결국 폐나 끼치는 얼빠진 짓일 뿐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사는게 비루해서 열받고 힘들다는 건 알겠는데 그따위로 치고받고 싸워대며 아드레날린을 뿜어대는 게 무슨 해결책이라도 되나요?

이런 책에 흥분하는 건 파이트 클럽의 그 얼빠진 추종자들처럼 한심한 짓같아, 고만 읽으렵니다.




Fight Club 파이트 클럽
Director:David Fin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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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틸다 (로알드 달)

Posted 2013.07.23 02:22

 

2005·09·17 03:52

로알드 달, 유명한 동화작가이지만 모르시는 분이 계실 것같아 조금 설명드리면... 1916년 출생한 영국출신의 소설가로 2차대전 때 전투기 조정사로 참전했다가 격추당한 후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리메이크된 <찰리와 초코렛 공장>의 원작자이기도 하구요, <마틸다>, <제임스와 수퍼 복숭아>, <내 친구 꼬마 거인>등의 동화등을 썼습니다.

제가 로알드 달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어느 무료한 휴일, 집에서 빈둥대다 무료함에 지쳐 리모콘으로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마틸다>라고 하는 영화를 보고 난 다음입니다. '이거 웃기네'하며 보기 시작한 그 '애들 영화'를 자세를 고쳐잡고 끝까지 보고 말았어요. 애들 영화임에 분명한데 어딘가 정상성에서 벗어난 듯한 해괴한 영화였거든요. 전직 투포환 국가대표였던 교장선생이란 작자는 초등학생들을 빙빙 돌려 담장밖으로 날려보내고, 천재소녀 마틸다의 부모들은 이를데없는 저속함과 천박함으로 무장하여 "TV를 보면 뭐든지 알 수 있는에 왜 쓸데없이
이나 읽고 있냐"며 마틸다를 구박합니다. 원작을 읽으니 더 가관이군요. 어른들의 유아학대에 대한 구체적이고 잔인한 묘사-가령 마리오 바바의 < Black Sabbath > 의 그 유명한 마녀처형기구를 연상시키는, 사방에 못이 튀어나와 있어 선 채로 조금도 움직일 수 없는 처벌 방이라든지 체벌의 일환으로 아이의 귀를 잡아당겨 귀가 늘어나버린 장면이라든지-와 근친살인에 관한 언급, 차라리 '유기'에 가까운 부모들의  무관심 등, 아이들에게 전혀 유익하지 않은 내용으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제 자식이라면 읽히고 싶지 않은 이지요. 하지만... 위반의 쾌감이랄까요? 저같은 아저씨가 봐도 이렇게 신나는데 어린이들이 본다면 얼마나 즐겁겠습니까?

잔인성과 위반의 쾌감으로 말하자면 <마녀를 잡아라>쪽이 더 심하군요. 가령 마녀가 아이들을 처치하는 장면은 지나치게 성실하게 묘사되어 호러소설이라도 읽는 느낌이구요, 주인공 소년이 쥐로 변한 뒤 다시는 사람으로 변하지 못하는 결말도 꽤 신선했습니다. 흥미로운 건 그 소년이 쥐로 사는 생활에 만족해 인간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상황을 오히려 행복하다고 생각한다는 점이지요. 그 소년이 쥐인간은 기껏해야 9년 정도밖에 살지 못하는다는 얘기를 듣고도, 자신의 유일한 보호자인 늙은 할머니보다 일찍 죽게되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장면은 감동적이기까지 했어요.

여튼 두 권 읽었을 뿐인 로알드 달의 동화들은 어른이 읽어도 꽤 재밌는, 흥미로운 소설들이었습니다. 물론 로알드 달의 동화보다 자극적이고 반권위적이며 심오한 주제의식을 가진 '어른' 소설은 많지만, 동화의 외형을 띠고 이렇게 멋대로 이야기를 풀어나는 방식은 어딘지 통쾌한 맛이 있군요. 게다가 엽기로 일관하는 대신, 딜런 토마스의 시를 인용하고 영어권 고전들을 언급하는 장면에선 문학과 예술에 대해 아이들의 주의를 환기하는 꽤 교육적인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시간나면 한번들 읽어보시라...



Matilda 마틸다
Director:Danny DeV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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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1·18 21:56

"...아내는 라틴어와 독일어와 화학과 물리학과 역사와 셰익스피어와 기타 사립학교에서 가르치는 모든 것들을 알고 있었다. 아내는 찻잔을 제대로 잡는 방법을 알고 있었고, 요리를 할 줄도 알았으며, 더욱이 사랑을 나눌 줄도 알았다. 나에게 있어서 그녀는 푸짐한 상품과도 같은 존재였다..."

2005·05·15 13:35

전에 레이몬드 카버의 소설집이라고 읽은 <숏컷>은, 이 소설집과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에서 골라낸 것이거둔요. 레이몬드 카버의 bibliography에도 <숏컷>이란
이 없구요. 로버트 앨트만의 <숏컷>이 레이몬드 카버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했다고 뻥을 치던데, 모르면 가만히나 있지.




Short Cuts 숏 컷
Director:Robert Alt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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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9·21 11:30

... 그렇다. 나는 그제서야 알아들었다. 조르바는 내가 오랫동안 찾아다녔으나 만날 수 없었던 바로 그 사람이었다. 그는 살아 있는 가슴과 커다랗고 푸짐한 언어를 쏟아 내는 입과 위대한 야성의 영혼을 가진 사나이, 아직 모태인 대지에서 탯줄이 떨어지지 않은 사나이였다. 언어, 예술, 사랑, 순수성, 정열의 의미는 이 노동자가 지껄인 가장 단순한 인간의 말로 내게 분명히 전해져 왔다...

조르바는 분명 매력적인 인간입니다. 행동없이 머릿속에서 단어만 굴리는 지식인들을 비웃고, 국가라는 미명 아래 악행에 면죄부를 부여하는 애국심을 비웃고, 인생이 선사하는 쾌락과 희열의 순간 앞에서 머뭇거리는 알량한 윤리관을 비웃는, 이 정열적인 남자의 야수적인 매력을 과연 누가 거부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결국 그는 살아남은 사람입니다. 조르바에 여성관이 지독히도 편향되어 있다는 것은 애교로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조르바가 회한섞인 한숨으로 고백하는 과거 그의 악행의 기록들까지 조르바라는 위대한 인간이 완성되기 위한 한 단계나 수순이었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습니다. 카잔차키스 자신이기도 한 극중 화자는 인간 조르바의 매력에 취해 그의 죄많은 개인사까지도 '행동하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판단하는지 모르겠으나, 제겐 그런 화자의 태도는 문약한 자신에 대해 컴플렉스를 갖고 있던 지식인의 뒤틀린 가치관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조르바는 위대하고 자유로운 인간입니다. 그가 뱉어내는 말들은 지하철 안에서 저도모르게 킥킥대며 웃게 만들만큼 솔직하고 신랄했으며, 그가 하는 어떤 행동들과 용기는 무척 감동적이었습니다. 행동으로 가득찬 조르바의 삶의 역정은 평범한 사람의 삶의 스케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다른 소설 속의 영웅들의 삶이 그러하듯이 그의 삶의 어떤 에피소드들은 일반적인 윤리관으로는 용서하기 힘든 오점이 있고, 저 같은 소심한 남자는 그것때문에 조르바를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존경하기를 거부하고 맙니다.

 

 

 


Alexis Zorbas 희랍인 조르바
Director:Mihalis Kakogiann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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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7·29 22:58

숱한 비열한 행동들과 정서적 불안정, 성욕으로 점철된 방탕의 시기까지, 그의 삶의 여정을 속속들이 알게 된 후에도 베리만을 인간적으로 좋아하거나 존경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전 여전히 그의 팬이고, 그의 자서전을 읽고 난 후에는 더욱 열렬한 팬이 된 듯합니다. 그의 영화에 대해 더 깊은 이해를 할 수 있게 된 것도 같구요.

연대기적으로 사실들만 죽~ 나열한 자서전이 아닙니다. 사실인지 꿈인지 분간이 안가는 모호한 묘사는 그의 영화의 한장면처럼 시각적이고 환상적이군요. 징그럽지만 매혹적이고 아름다운 그의 영화처럼, 그의 인생도 그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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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달리아 (제임스 엘로이)

Posted 2013.07.23 02:18

 

 

22nd APRIL 2008

원제 The Black Dahlia (1987)

제가 읽은 건 오래전에 나온 시공사판인데, 요즘 새로나온 황금가지 이랑 옮긴이가 같네요.

집에 굴러다니던 것이 오래전부터 눈에 밟혔는데, 하도 공부하기가 싫어서 이 긴 을 읽어버렸습니다. 결론은... 두번 읽기는 싫지만 읽은 게 후회되지는 않는군요.

78년에 나온 인데 사건의 잔인함이나 감춰진 진실의 추하기가 요즘 못지 않네요. '블랙 달리아'로 불리우던 한 여성의 시체가 자기 인생을 바꿔버렸다고 소설속 화자는 끊임없이 반복하는데, 다 읽고 나면 납득이 갑니다. 드 팔마 버전의 영화를 대충 훑어 보았던 탓에 누가 범인인지 대충 알고 읽었는데도 마침내 드러나는 추악함에는 치를 떨게 되는군요. 그런 설정들이 단순한 악취미가 아니라, 헐리웃 영화 산업, 혹은 자본주의에 병리적 징후라는 점도 충분히 설득력있게 묘사되고 있구요. 한마디로 근사한 느와르입니다.

영화에선 Hilary Swank가 매들렌 역을 맡았던데, 그녀가 뛰어난 배우인 건 인정하더라도 이만저만 미스캐스팅이 아닙니다. 스칼렛 요한슨도 케이 역을 하기엔 너무 섹시하잖아요. 버키 역에 조쉬 하트넷은 또 어쩌자는 짓인지. 너무 잘 생겼잖아? 매들렌에 관한 결말도 소설과는 다른 것 같구요. 건성건성 보긴 했지만, 드 팔마 할아버지, 실망이에요.


The Black Dahlia 블랙 달리아
Director:Brian De P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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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 (이언 매큐언)

Posted 2013.07.23 02:18

29th MARCH 2008

<첫사랑, 마지막 의식>과 함께 주문한 이 책을 택배로 받아 보았을 때, 전 질려버렸어요. 5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이라니... 이렇게 두꺼운 소설은 2005년도에 <콜레라 시대의 사랑>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제 나름의 기준에 따라 문학사의 고전으로 평가받은 책이 아니라면 많은 시간을 들여 한꺼번에 읽어내야 할 장편소설은 거의 읽지 않거든요. 작가 소개말이나 인터넷 책소개에 따르면 이언 매큐언은 영미문학권에서 꽤 영향력있는 작가인 듯한데, 저로선 그러한 사실을 잘 알지 못했습니다. <첫사랑, 마지막 의식>을 먼저 읽고 나선 <속죄>까지 산 것에 대해 후회하기도 했어요. 최근 영화가 개봉하기도 해서 <첫사랑, 마지막 의식>을 사면서 덩달아 산 건데, <첫사랑, 마지막 의식>은 썩 자극적이고 재밌기는 했지만, 근친상간과 강간, 신체절단이 묘사된 5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읽어낼만큼 제가 기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시간낭비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건 모두 오해였어요. <속죄>는 예전 고등학교 때 읽었던 <제인에어>나 <부활>처럼 가혹한 운명과 비극적인 사랑이 장중하게 펼쳐지는, 고전의 향취가 느껴지는 소설이었거든요.

대충 어떻게 소설이 진행되는지 알고 있었지만, 브로이니의 경솔함 때문에 로비가 모함에 빠지는 장면에선 명치끝이 저려오는 듯한 분노가 치밀기도 했었습니다. 로비와 세실리아의 비극적인 사랑에 가슴 아파하기도 했구요. 두 연인의 운명에 2차대전이라는 문명의 몰락이 뒤따르지 않았다면, 두 연인의 비극이 인류의 비극으로 덮여지지 않았다면, 전 브로이니와 무자비한 운명에 분노하며 읽던 책을 집어던졌을 거에요. 고등학교 때 <테스>를 읽으며 그러했던 것처럼. 예, 저도 압니다. 이런 감상이 저같은 아저씨가 할 소리가 아니라는걸. 하지만 소설을 읽으며 이렇게 흥분해보기는 또 중고등학교 이후로 처음인 것 같아요. 읽고 있자니, 나의 인생의 목적은 소설을 쓰는 것이 아닐까, 같은 잊고 있던 망상이 다시 떠오릅니다.

참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었습니다. 자신이 진실이라 믿는 것을 말하는 것이 타인에게 어떤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지. 브로이니는 10대 초반의 불안한 정서를 가진 소녀이지만, 그런 오만에 찬 자의식은 연령을 초월해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결함이잖아요. 타인의 입장과 감정을 헤아리지 못하는 그런 무감각한 폭력이 초래한 비극을 소설 속 2차대전에서,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숱한 야만들 속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비근한 예로 근거없는 루머를 입에 담으며 함부로 타인을 평가하는 건 저의 못된 습관 중 하나입니다. 딱히 타인에게 잘못을 저지른다는 자의식도 없이 이루어지는 그런 무책임한 평가를 실제로 입에 담지 않더라도 그것이 인간에 대한 예의를 벗어난 천박한 행동이고 보이지 않는 폭력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부끄러워지는군요.

전 아기를 매우 좋아히지만 어린이에 대해선 어떤 적의를 갖고 있었나 봅니다. 이 소설을 읽으며 깨닫게 되었어요. 10대 전후의 아이들에게 둘러싸였을 때의 그 불편함이 사실은 그들의 무분별함과 비이성과 불안한 정서와 성마름에 대한 분노 때문이었던 겁니다. 아이들은 무서워요. 사악하구요.

소설을 읽고 최근에 개봉했다는 <어톤먼트>(이런 병신같은 작명은 제발 하지 말아주세요. 무슨 덜 떨어진 스노비즘이랍니까?)를 대충 훑어봤습니다. 전 두루 인정받는 고전이 아니라면 원작보다 영화를 보는 편이 시간절약이라고 생각해왔었는데, 역시 그게 아니었습니다. <어톤먼트>는 <속죄>에 대한 사려깊은 해석이라고 찬사받는 영화인 것 같고, 해안가의 그 유명한 롱테이크나 물에 떠있는 세실리아처럼 인상적인 장면들도 많은 영화이지만, 역시 뭔가 빠져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네요. 많은 실패작들이 그러는 것처럼 가벼운 대사와 단순무식한 단순화로 원작의 행간을 상상하고 싶어하는 독자의 상상력을 짓밟아서가 아니라,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상 시간적 축약을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존재감이 별로 없는 로비 역의 제임스 맥어보이와는 달리 세실리아 역의 키이라 나이틀리는 변함없이 아름답구요. 인터뷰로 마무리짓는 결말부도 지나치게 설명조이긴 하지만, 그밖에 어떻게 결말을 지을지 달리 생각나는 바도 없네요.

여튼간에 간만에 읽은 근사한 소설이었습니다. 요즘엔 웬만한 책은 읽고 팔아버리는데 이 책은 도저히 그럴 수 없네요. 일찌감치 팔아버렸던 <첫사랑, 마지막 의식>도 아까워졌습니다. 시간나면 그의 다른 소설들도 다 읽어볼 계획이에요.

그 두께만큼이나 가벼운, 예를 들어 옴니버스 구성의 일본 대중소설들에 빠져 계신 분들이나, 삶에 치여 소설 따위가 무슨 소용이냐며 문학소년/소녀였던 자신의 과거를 부정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술 마시고 옷 사입으실 돈과 시간으로 한번 읽어보시길 권해봅니다. 잊고 있던 문학적 감동이 느껴지실 거에요,.



 

 

 


Atonement 어톤먼트
Director:Joe W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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