心中天網島 동반자살 ★★★☆
감독 : 시노다 마사히로
imdb

무척 유명한 영화죠. 크라이테리언판으로 DVD도 진작에 나와서 상당한 지명도를 갖고 있는 영화입니다. 일본전통인형극인 ‘분라쿠(文樂)’의 양식을 차용했다는 얘기도 있고 해서 무척 기대를 했습니다. (분라쿠는, 여러분도 TV같은 데서 분명 보았을텐데, 아래 그림처럼 검은 옷을 뒤집어쓴 사람들이 검은 배경을 뒤로 하고 인형을 조작하는 인형극입니다.)

이 영화의 원작에 관한 사항들을 검색해보니 이런 내용이 나오는군요. 이 영화는 지카마쓰 몬자에몽이 쓴 < 소네자키신주 > 라는 분라쿠 대본을 영화화한 거라는군요. 실제 영화와 오리지날 < 소네자키신주 >의 내용은 조금 차이가 있다고 하네요. 궁금하신 분은 이 글 맨 밑에 "분라쿠의 사랑과 죽음의 문제"라는 글을 참고 하세요. < 소네자키신주 >에서 신주(心中)라는 단어는, 이 영화의 제목에도 들어있는 단어인데, 사랑하는 남녀가 한날 한시에 같이 죽는 일을 나타내며, 18세기 초에 사회적 유행처럼 성행하여 많은 남녀들이 실제로 동반자살했다고 하는군요. < 소네자키신주 >도 실제 있었던 ‘신주’를 대본화한 것이라고 하구요.

bunraku.jpg< 동반자살 > 은 대본뿐만 아니라 분라쿠의 형식까지 빌어 만든 실험적인 영화입니다. (그렇다고 하는군요. 저는 분라쿠를 본 적이 없어서 잘은 알 수 없었지만.) 분라쿠의 형식을 빌었다는 것이 가장 확연히 드러나는 것은 기다유(인형의 대사와 극의 내용을 노래로 전개하는 역. 이 영화에선 대사까지 대신 읊지는 않구요, 영화 중간에 간간히 극의 내용에 대한 하나마나한 해설을 합니다.)의 참견과, 닌교즈카이(인형조정자)의 등장일 것입니다. 특히 닌교즈카이는 영화의 내러티브와 관계없이 검은 옷을 입고 세트 내부에서 쪼그리고 앉아 가끔 웃.기.는. 짓을 합니다. 아, 압니다. 그런 장면보고 웃는다는 건 타문화에 대한 이해의 부족 때문이고, 분별없는 짓이라는 걸요. 하지만, 닌교즈카이들이 하는 짓은 정말 골때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저만 웃은 건 아니에요. ^^; 가령 신주를 앞두고 지헤이가 칼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자르는 장면이 있는데 옆에 서있는 닌교즈카이가 그에게 칼을 건네줍니다. 지헤이의 부인인 오산이 전당잡히려고 기모노를 보자기에 싸는 장면에선 닌교즈카이들이 보자기를 대신 펴주는 장면이 있습니다. 웃지 않을 수 없었어요. ^^;;

저 신경거스리는, 혹은 가끔 어이없는 닌교즈카이들의 존재감을 제외한다면, 이 영화의 형식적 실험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습니다. 배우들의 오버에 오버를 더한 연기-그런 오버질은 분라쿠에서 인형들의 연기를 차용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만-는 심각하게 감상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전혀 아니었어요. 저만 웃은 게 아니었거든요. ^^; 이 영화가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한 것은 문화적 차이를 극복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데, 기생 코하루 역과 부인 오산 역은 1인2역이군요. 코하루는 무지하게 이뻤고 오산은 그저 그랬는데, 그게 화.장.발.이었다니. 어째 좀 으스스합니다. 제가 알고 있다고 생각한 그녀가 사실은 화장발로 변장은 한 전혀 다른 여자라면...? ^^;

여튼 코미디로 본다면 썩 훌륭한 완성도이지만, 심각한 척하며 보기에는 너무 웃긴 영화였어요.   ( 2004·05·05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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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영화제 소개글


TITLE (K)  동반자살
 
TITLE (E)  Double Suicide
 
TITLE (O)  心中天網島
 
DIRECTOR  시노다 마사히로   Shinoda Masahiro
 
ADDITION  1969 | 35mm  | 104min  | 일본  | b&w  

 
치카마츠 몬자에몽의 동명 인형극을 영화화한 시노다 마사히로의 걸작. 저예산으로 인해 세트를 지을 수 없었던 제작환경을 역이용하여, 추상적인 세트와 검은 배경 속에서 일본 전통인형극인 분라쿠의 양식을 차용함으로써 실험적인 형식미의 극한을 보여준다. 오사카의 상인 지헤이는 유녀 코하루를 사랑하지만 부인과 자식을 버리지는 못한다. 아내에 대한 의리와 코하루에 대한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던 지헤이는 결국 코하루와의 동반자살을 선택하게 된다. 마치 인형처럼 움직이는 인물들의 연기 속에서 죽음으로 향해가는 정념을 농밀하게 그리고 있는 인상적인 작품.

ATG (Art Theater Guild)

自主製作 自主上映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전주국제영화제 순회프로그램의 일환으로 5월 4일부터 9일까지 6일간 일본독립영화의 뿌리 “ATG 영화 특별전”을 마련합니다. ATG(아트 시어터 길드Art Theater Guild)는 예술영화의 배급과 상영을 위해 1961년 설립된 조직으로, 일본 전역에서 10개의 예술영화전용관을 통해 예술/독립영화를 전문적으로 관객에게 소개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또한 독립제작사들과 손을 잡고, 1천만엔이라는 적은 예산으로 실험적이고 과감한 독립영화들을 직접 제작하면서 일본에서 독립영화가 본격적으로 발달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했습니다. ATG는 저예산에도 불구하고 전문적인 기획과 관객의 저변확대를 통해 일본독립영화 문화의 확립에 기여해왔으며, ATG의 역할을 이야기하지 않고는 일본영화의 역사를 말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평가받고 있을 만큼 60년대 이후 일본영화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번 ATG 영화 특별전에서는 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ATG에서 제작, 상영한 대표적인 작품들을 상영합니다. 시노다 마사히로의 <동반자살>, 와카마츠 코지의 <천사의 황홀> 등과 더불어 그간 필름으로 쉽게 접하기 힘들었던 요시다 기쥬의 <에로스 + 학살>, 테라야마 슈지의 <전원에 죽다>, 이시이 소고의 <역분사 가족> 등 9편의 작품이 상영됩니다.


분라쿠의 사랑과 죽음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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