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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6398-00.jpg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
감독 : 이재용
naver    듀나

제가 본 < Dangerous Liaisons > 원작의 영화들 중 가장 웃기고 가장 야했습니다. 영화의 중반까지는 흡사 이대근 주연의 토속에로물을 보는 듯한 기분이었지요. 작업 도중 능청스럽게 내뱉는 의고체의 대사들은 딱히 웃어야할 장면도 아닌데도 웃게 만들더군요.

하지만 극이 종반으로 치달으면 제가 본 < Dangerous Liaisons > 원작의 영화들 중 가장 말랑말랑해지고 로맨틱해집니다. 배용준과 이미숙은 원작대로 끝까지 갈등관계를 유지하지만, 스티븐 프리어즈의  < Dangerous Liaisons > 에서 묘사되는 그 숨막힐듯한 긴장감을 느낄 수 없습니다. 특히 실망인 부분은 밋밋한 캐릭터라이징입니다. 존 말코비치가 연기한  < Dangerous Liaisons > 의 발몽 역시 윤리적 인간형이긴 합니다. 키아누 리브스의 칼에 찔려 죽으며 최후의 순간을 맞이하기 바로 전까지도 그는 Merteuil을 향한 끓는 정염과 뒤늦게 찾아온 낭만적 연애감정을 모두 끌어안고 위험한 에너지를 내뿜는 복잡한 캐릭터였습니다. 하지만 <스캔들>의 배용준은 그런 복잡함이 없는 평면적인 캐릭터지요. 전반부는 오입쟁이였지만, 후반부는 이루지못할 운명의 사랑에 빠진, '돌아온 탕아'입니다. 칼맞은 그 자리에서 깔끔하게 죽는 존 말코비치와 피 질질 흘리며 말등에 올라타 한양서 강화까지 님을 만나러가다가 비명횡사하는 배용준은 그 신파성에 있어 큰 차이를 보입니다.

평면적인 캐릭터라이징은 이미숙 쪽이 더 심합니다. 이미숙은 정말 좋은 느낌의 배우이지만,  < Dangerous Liaisons > 에서 글렌 클로즈가 보여준 그런 압도적인 사악함은 보여주질 못했습니다. 이건 이미숙의 잘못이라기보다 감독 이재용의 잘못 같습니다. 등장 인물들의 갈등의 원인과 그에 대한 반응들을 너무 이해하기 쉽게, 너무 뻔~하게 한정지은 것이지요.

세심하게 준비된 영화의 소품은 이 영화의 가장 큰 볼거리 중 하나입니다.(다른 큰 볼거리는 여인네들의 나신이거나 배용준의 엉덩이겠지요.) 하여튼 재밌는 영화였습니다. 줄거리 다 알고 보는 탓에 긴장감은 떨어졌지만, 유럽제 치정극이 조선시대로 이식되어 나름의 설득력을 갖는 영화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음미하는 것은 색다른 즐거움이었습니다.

동숭씨네마텍의 좌석은 아주 거지같습니다. 앞좌석 머리통에 화면 하단이 2/5는 가릴 정도거든요.

"아니, 이것이 언제 이렇게 커졌단 말입니까?"

"어허, 마음은 권인호에게 있고 몸은 조원에게 가있으면서 시집은 유대감에게 온다?"   (2003·10·13 22: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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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28
08: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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