殯の森 너를 보내는 숲 ★★★

이 영화가 칸느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것에 대해 이러저런 말들이 있었다고 읽었습니다. 경쟁작 중 제가 본 영화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조디악> 두 편인데, 저 두 편이 아무런 상도 받지 못했는데도 <너를 보내는 숲>이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는 건 한마디로 어이가 없어요. 앞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제 생각에 카와세 나오미는 과대평가된 감독이고, <너를 보내는 숲> 역시 서툴고 감상적인 범작입니다. 굳이 카와세 나오미의 영화들 중 상을 줘야한다면 역시 <너를 보내는 숲> 일 수 밖에 없겠지만  말이죠.

이 영화는 일견 그럴듯해 보이는 구석이 있습니다. 그런 구석 덕분에 카와세 나오미 영화가 과대평가 받는 것일테구요. 영화는 아마도 장례식에 쓸 도구를 준비하는 듯한 장인(匠人)의 손놀림과 함께 시작합니다. 그 후 일본의 전통적인 운구행렬도 보여주고요. 영화 내내 등장하는 신록의 자연과 바람에 넘실대는 벼들의 흔들림은 그 자체로 아름답습니다. 등장인물의 대부분은 죽음이 멀지 않은 노인들이고, 그들의 실제 대화가 그대로 사용됩니다. 영화는 어린 자식을 잃은 젊고 아름다운 엄마와 33년 전에 죽은 아내를 아직도 잊지 못하는 살짝 맛간 할아버지가 서로 가까워지며 아픔을 치유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견 감동적일듯 보이지만, 사실 <너를 보내는 숲>은 얄팍한 영화입니다. 이전 영화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영화의 감성은 딱 사춘기 소녀의 그것입니다. 영화 바깥에서 감독도 실제로 출산을 통해 엄마가 되었고 나이도 마흔이 되었지만(69년생) 그녀의 영화는 전혀 성숙해진 것 같지 않습니다. 여전히 감상적인 멜로디와 익숙하고도 작위적인 설정들이 넘쳐나고 뭔가 있어보이지만 실은 아무 의미도 없는 맥빠진 대사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굳이 숲에 비가 내리는 장면을 보면서도, 그리고 그 폭우 속에서 어떻게 구했는지 마른 땔감으로 불을 피우며 몸을 녹이는 장면을 보면서도, 전 설마 젊은 엄마가 노인의 젖은 몸을 벗은 몸으로 덥혀준다는, 아니메나 순정만화에서나 본 듯한 뻔한 장면이 등장할 거라고는 믿고 싶지 않았어요. 비에 젖은 숲의 모습은 나름 신비한 분위기이긴 하지만, 그 속에서 젊은 엄마와 노인이 어떤 치유를 얻게 되는 과정은 전혀 공감할 수 없습니다. 이제 중3인 제 여자조카에게 카메라를 주고 찍어오라고 하면 대충 이런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제 조카에 대한 모욕일까요?

카와세 나오미에겐 <수자쿠> 정도가 최고치이지 않을까 싶어요. 비록 감상적이고 엉성할망정 어떤 순수한 아름다움 같은 게 있었거든요. 자신의 소녀적 감수성을 솔직히 드러내면 보는 입장에서도 감수하면서 보잖아요? <너를 보내는 숲>처럼 속은 비었은데 그럴듯해 보이는 영화를 만드는 모습은 안스럽거나 가증스럽습니다. 이런 영화에 찬사를 보내는 글쟁이들에게는 짜증이 나고.

영화가 그다지 재미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인 이유는 <수자쿠>의 그 정신없이 귀엽던 소녀 오노 마치코의 10년 후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입니다. 여전히 아름답군요. 가슴도 보여주시고. 그 점에 대해선 카와세 나오미에게 고맙게 생각힙니다.

이 영화 역시 나라현에서 만들었습니다. <카와세 나오미 회고전>에서 앞서 본 네 편의 영화들 엔딩크레딧 올라갈 때 확인해 봤는데, 그녀의 모든 장편영화가 다 여기서 찍혔군요. 참 아름다운 동네네요. 숲이고, 골목이고.  
 

너를 보내는 숲 殯の森 / The Mourning Forest

2007 | 97min | Color | 드라마 | 주연 * 오노 마치코, 우다 시게키
2007년 칸느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


아이를 잃은 상처를 지닌 마치코는 시골의 한 요양원에서 노인들을 보살피며 살아간다. 시게키라는 노인을 눈여겨 보던 마치코는 그를 아내 마코의 무덤이 있는 숲으로 데려다 주기 위해 길을 떠난다. 하지만 사고로 차가 움직일 수 없게 되고, 마치코가 도움을 구하러 마을에 간 사이 시게키가 사라진다. 시게키를 찾아 헤매던 마치코는 숲을 향해 가고 있는 시게키를 찾게 되고 그들은 결국 마코의 무덤을 찾아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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