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
감독 : 김지운
naver

아... 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이정도로 재미없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그 제작비에, 정우성, 송강호, 이병헌을 데리고, 그 고생을 하면서, 그 멋진 배경으로 찍었는데도 영화가 어떻게 저 꼬라지가 될 수 있는지 놀라울 따름입니다. 김지운, 쉽지 않은 일을 해냈어요!

영화는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입니다. 영화 시작과 함께 한껏 높아졌던 기대는 열차습격 씨퀀스가 지나면서 점점 지루함으로 바뀌더니 한시간쯤 흐르고 나면 내가 지금 이걸 왜 보고 있나 자괴감에 빠지게 됩니다. 총질씬은 정신없기만 할 뿐 쟤네들이 도대체 지금 뭘 하고 있는 건지 종잡을 수가 없고, 아마도 발로 쓰셨을 대사는 듣고 있으면 챙피해서 제 사지가 경직되는 것 같아져요. 송강호의 개그도 그다지 신통치가 않습니다. 송강호가 영화를 살렸다는 중평인 것 같은데 영화 꼬라지가 하도 그지같으니까 그나마 송강호가 눈에 띄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전 2시간 십몇분동안 딱 두번 웃었습니다, 피식~하고. 시나리오의 정합성도 약합니다. 송강호가 향하는 국경이 어디인지 어떻게 알고 다들 그렇게 모여든단 말입니까? 마지막 결투를 위해 그 장소에 알아서들 모여들거면 도대체 지도는 왜 필요했단 말입니까?

하지만 혹시라도 실수로 이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가셨다면, 아무리 지루해도 중간에 나와버리지는 마세요. 광야(?)에서 마적단이며 일본군이며 죄다 엉켜서 총쏘고 대포쏘고 지랄들을 하시는 후반부는 이전 한국 영화에서 본 적 없는 스케일과 박진잠을 보여주고 있어 꽤 볼만합니다. 몸으로 떼운 과격한 스턴트와 정우성의 간지충만 총질도 근사하구요. 전반부의 지루함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될거라고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만...

작년부터 잔뜩 기대하던 영화여서 요 며칠 보러갈까말까 망설였는데 그 때문에 실망이 더 큰가 봅니다. 여튼간에 안 보셔도 지장없는 영화입니다. 남들 다 본다고 괜히 자기까지 시간낭비 돈낭비 할 필욘 없잖아요. 7천원으로 가족들이랑 집에서 수박이나 사다가 드시는 편이 낫습니다.

이 영화 소식이 궁금해서 오랜만에 <Film 2.0>을 사다 봤는데, 그 얇은 잡지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기사만 30페이지더군요. 다 읽지는 않았지만 대충 엄청난 역작인 것처럼 구라를 까는 기사였구요. 직업인으로서의 양심이 있으시다면 이 영화 거지같다는 걸 솔직히 고백하셨어야 하는 거 아닐까요? 다들 밥벌어먹고 사느라 고생하시는 거 아는데, 그럼 7천원씩 돈내고 영화보는 관객은 호구냔 말이에요. 이놈이나 저놈이나 끼리끼리 해쳐먹을려고 그냥 지랄들을...

아마도 천만을 돌파할 듯하다는데, 그만큼 영화보러온 관객 일반의 에티켓이 우리사회의 평균치에 가깝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요. 앞에 언년은 액정 불빛 환하게 밝히며 영화 내내 문자질을 해대고 옆에 세년은 영화 내내 지들끼리 목청껏 수다를 떨고... 명박이나 한나라당이 정권을 장악한 게 이해가 가더군요. 저따위로 후진데다가 자기 생각밖에 안 하는 인간들이니...

혹시 결말이 궁금하신 분이 계시면 아래 스포일러 이하를 커서로 긁어보세요.

스포일러...

이 모든 소동의 원인이 되는 지도에는 석유가 매장된 곳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사실 보물이 석유라는 건 영화 초반부에 대충 밝혀집니다. '시추'라는 단어가 사용되거든요.
마지막 결투에서 송강호와 정우성이 살아 남습니다.   (
008.07.22
2008.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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