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ay from Her 어웨이 프롬 허 ★★★
Director : Sarah Polley
imdb    naver

<Away From Her>는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는 아내에 대한 헌신적 사랑을 그리며 눈물을 짜내려는 안이한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영화가 이끌어내는 감정도 단순한 슬픔 이상의 것이었구요. 즉물적인 신파를 기대했던 저의 기대는 채워지지 않았고 그래서 전 영화에 그다지 집중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평소에 먹던 것보다 큰 사이즈의 맥주를 한 병을 홀짝거리며 봤다는 점도 한 이유였겠지요.

영화는 젊은 시절 아내의 놀랍도록 아름다운 얼굴을 자주 플래쉬백으로 보여줍니다. 그 완벽한 순간에 대한 기억은 아내에 대한 깊은 사랑과 함께 스러져가는 자신의 삶에 대한 애착처럼 읽혀져 애틋하다기보다 처량한 느낌이에요. 아내를 잃는다는 건 자신의 젊은날의 징표를 잃는 것이어서 그처럼 집착하는게 아닐까요? 하긴 자신을 사랑하는 저렇게 아름답고 생기넘치는 여자에 대한 기억은 얼마나 감미롭겠습니까?

하지만 영화를 지켜보던 저에겐, 어떤 타인이 자신의 삶에서 떼어낼 수 없을만큼 절실한 존재가 되어버린 상황 자체가 숨막히듯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그것이 한때 정신없이 아름다웠고 평생 같이 살아온 사람이라 해도 말이에요. 이건 '어떤 여자를 사랑하며 평생을 같이 산다'라는 전형적인 로맨스의 주인공으로 제 자신을 상상해보려고 숱하게 노력해 봤으나 언제나 실패였던, 제 자신의 회의적인 애정관과 관련이 있을 겁니다. 40 몇 년치의 애착이라니. 그 가능성만으로도 공포입니다, 제겐. 그 압박감, 숨이 막혀요. 누군가를 그렇게 오랫동안 사랑한다는 게 가능하기나 한 일일까요? 그렇게 한 사람을 사랑하며 사는 게 제대로 사는 삶의 방식일까요? 같이 있는다고 사는 게 덜 외로울까요? 전 과연 저런 종류의 사랑을 남은 인생동안 해 볼 수 있을까요, 제 자신부터가 이렇게 거부하고 있는데?

주인공인 줄리 크리스티는 <닥터 지바고>의 라라였다는군요. 그 영화는 안 봤지만 <Don't Look Now 지금 뒤돌아 보지 마라>의 그 열렬한 정사씬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늙는다는 건 참 슬픈 일이군요, 지켜보는 사람 입장에서도.   (2008.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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