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 Metal 極道 풀 메탈 야쿠자 ★★★
directed by 三池崇史
imdb

미이케 다카시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감독 중 하나입니다. 이 사람 영화를 보고 나면 영화가 끝날 즈음엔 그의 영화만큼 제 자신도 정신이 나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거든요. 몇년 전 부천영화제에서 본 <비지터 Q>는 제가 지금껏 본 수천편의 영화들 중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영화였습니다. 그의 최근작 <極道恐怖大劇場 牛頭 극도공포대극장 우두>는 올해 본 영화 중 최고작이었구요. 여튼 저는 미이케 다카시 빠돌이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제가 본 미이케 다카시의 영화들은, 그의 영화들 중에 완성도가 높은 것들이었습니다. 엄청난 다작의 감독이니까 개중에는 분명 완성도 떨어지는 영화들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영화제나 당나귀 등을 통해 접하게 되는 그의 영화들은 일정 수준의 완성도를 갖춘, 그의 대표작 쯤 되는 영화들이었지요. 뭐 언젠간 한 번 보게 될 줄 알았습니다. 이렇게 덜 떨어진 미이케 다카시의 영화 말입니다. 지금까지 본 그의 영화 중 가장 엉망이었습니다, 이 영화.

하지만, 이렇게 엉망으로 대충대충 만들어도 미이케 다카시의 영화는 여전히 재미있습니다. 프랑켄슈타인 혹은 로보캅의 치졸한 아류임을 숨기지 않는 대신, 사지절단과 여성학대와 난무하는 정액과 만화보다 과장된 액션 등은, 미이케 다카시의 영화임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의미를 알 수 없는, 마지막 씬의 그 고추내놓기-_-도, 물론 그냥 재미로 넣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장면이겠지만,  여튼 썩 인상적이었습니다. 차마 눈뜨고 보기도 무안한 유치찬란한 자세로 총탄을 막아내는 설정도, 물론 공감하긴 힘들지만, 미이케 다카시 식의 유머감각인지 모르겠습니다.

여튼 미이케 다카시는 가장 엉망으로 만들어도 이 정도는 만듭니다. 좋아하지 않을래야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감독입니다.

* 極道 란, 야쿠자들이 자신들을 점잖게 부르는 말이라는군요. 조폭들이 자신을 건달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2003·12·03 01: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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