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간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나지만, <카와세 나오미 河瀬直美 회고전>의 영화들을 보려고 하이퍼텍나다에 갔다 왔습니다. 오늘 네 편 봤구요(한편은 50분의 상영시간 중 반은 졸았습니다.), 패키지로 산 영화표 때문에 두 편을 더 봐야 합니다.

카와세 나오미는, 잘은 기억나지 않지만, 정성일이 무지하게 찬사를 보내던 감독이었던지라 나름 기대하고 갔는데... 반쯤 실망이군요. 오늘 네 편 본 소감은, 과대평가된 감독이라는 점입니다.

수자쿠는 오늘 본 네 편 중 가장 맘에 든 영화였습니다. 죽음에 대한 집착, 정적인 화면구성, 뜬금없이 삽입된 아름다운 자연풍광, 심심하기 그지없는 내러티브... 등은 야스지로 이후의 일본영화에서 수도없이 보았던 방법론이고 주제이지요. 그런 맥락을 감수하고 보아도 꽤 재밌는 영화였습니다. 아버지의 죽음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하기 힘들지만, 그 죽음을 받아들이고 나름의 방식으로 극복해 나가는 과정은 제법 감동적이기도 하구요. 뭣보다 딸내미로 나온 오노 마치코는 정신없이 귀엽습니다. <너를 보내는 숲>에도 주연으로 나오나 봐요. 꼭 보러가야지. 감정을 드러내는 섬세한 몸짓같은 것도, 성차별적인 단어이긴 하지만, 여성적인 섬세함이 느껴집니다. 다시 보러 가려고 합니다, 이 영화. 오늘 본 영화 중 유일하게 맘에 드는 영화였습니다.


수자쿠 萌の朱雀 / Suzaku

1997 | 95min | Color | 드라마 | 주연 * 시바타 코타로, 오노 마치코

1997 칸느영화제 황금카메라상 수상
1997 로테르담영화제 국제비평가상 수상
1998 마이니치 필름 콩쿠르 최우수 촬영상 수상

타하라 코조는 어머니와 아내, 조카인 에이스케, 딸 미치루와 함께 나라현 남부의 작은 산골 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어려워진 집안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타하라의 아내는 조카 에이스케가 일하는 공장에서 일을 시작하고, 에이스케에게 연정을 품고 있던 미치루는 엄마와 에이스케의 사이를 질투하는데…




일본의 신성, 가와세 나오미 河瀨直美

가와세 나오미는 너무 일찍 부모와 헤어졌다. 먼저 떠난 사람은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가와세가 세살 때 바람이 나서 그녀 곁을 떠났다. 그 다음에는 어머니가 새로운 삶을 찾아서 그녀 곁을 떠났다. 가와세는 외할머니 곁에 남았다. 어린 그녀가 마음의 상처를 받을까 걱정한 외할머니는 그녀의 딸로 외손녀를 입양시켰다. 그러나 여기는 도쿄가 아니다. 나라현의 이 작은 동네에서 가와세가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자란 아이라는 사실을 누구나 다 안다. 아마 어린 가와세도 그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었을 것이다. 그녀에게는 친구가 없었으며, 친구들도 가와세에게 관심이 없었다. 그녀는 혼자 그렇게 십대를 통과했다. 처음에는 혼자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런 다음 8mm카메라로 관심을 옮겼다. 무얼 찍어야 할지 한참을 고민했다. 벌써 스물세살. 가와세는 외할머니에게 불현듯 물어보았다. 아버지를 만나고 싶어요. 외할머니는 화가 나서 대답했다. 니 애비는 딸 생각할 사람이 아냐, 그러니 찾을 생각도 하지 말거라. 그것이 가와세의 여덟 번째 8mm영화 <따뜻한 포옹>의 시작이었다. 가와세는 혼자서 카메라를 들고 아버지를 찾아나섰다. 아무도 그녀에게 영화를 가르쳐주는 사람은 없었다. 그녀는 처음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저지르는 모든 실수를 하고야 만다. 종종 초점이 안 맞고, 녹음은 대부분 잘못되어서 잡음과 뒤섞여 있으며, 삼각대가 없어서 시종일관 화면이 흔들린다. 이 영화는 연출, 촬영, 편집, 녹음, 음악을 그녀 혼자서 했다. 그 말은 그녀에게 친구가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가와세는 개의치 않는다. 왜냐하면 이건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외할머니의 앨범 속의 사진을 꺼내들고, 거기에 있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행복했던 시절의 사진을 보면서 처음으로 아버지의 이름을 혼자서 불러본다. 그런 다음 그 사진을 찍은 장소를 찾아 나라에서 머나먼 고베까지 혼자서 카메라를 들고 여행한다. 그리고 기어이 사진 속의 그 장소에 가서 카메라를 세우고, 아버지와 어머니가 서 있던 그 자리에 서서 영화를 찍었다. 가와세는 중얼거린다. 세상은 이렇게 아름다운데 나는 왜 슬픈 거지. 푸른 하늘, 힘겹게 자라는 양파 뿌리, 바람에 흔들리는 안테나, 흩날리는 민들레 꽃씨, 잠자리의 날개. 여행이 끝나고 돌아온 그녀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서 전화를 한다. 야마시로 기노요부입니까? 저는 가와세 나오미입니다. 말하자면 당신의 딸입니다.

이 영화는 그 이듬해 야마가타영화제에 출품되었다. 40분 정도에 지나지 않는 실수투성이의 8mm영화에 관심을 기울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거기서 (일본 다큐멘터리의 전설적인 존재인 오가와 신스케의 촬영감독이었던) 다무라 마사키가 이 소녀의 진심을 보았다. 그는 이제 막 스물네살이 된 소녀를 위해서 프로듀서를 소개하고, 스탭을 꾸리고, 그리고 그 자신이 카메라를 잡았다. 가와세는 이 팀을 이끌고 외할머니의 고향 니시요시노의 산속 작은 마을에 들어가 그 기억을 찾아간다. 딸을 떠나보내고, 그 딸의 딸을 키우면서 살아간 외할머니와 그 마을의 이웃을 이해하려는 저 필사적인 노력은 아무런 미동도 안 하는 카메라의 기나긴 롱테이크 화면 앞에서 그래도 살아야 한다는 가와세의 맹세이다. 그녀의 (열다섯 번째 영화이자) 첫 번째 35mm 장편영화 <수자쿠>는 1997년 칸영화제에서 황금카메라상을 받았다. 그녀 나이 스물일곱살 때 일이다. 이것은 (그 이전에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최연소 수상이다.

사실상 그녀의 영화는 수줍은 고백이고, 가슴 저미는 하소연이며, 슬픈 질문이다. 오직 일본에만 있는 사소설(私小說)의 전통 속에서 사적(私的) 영화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불가사의한, 난처한, 기이한, 불편한, 하지만 결국에는 보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야마는 그 진심의 영화는 그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아니, 점점 더 깊이를 얻어갔다. 가와세는 느리지만, 점점 세상을 감싸안을 마음의 준비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녀가 자신의 가족에게서 마을 사람들을 껴안기까지 거의 십년이 걸렸다(<따뜻한 포옹>에서 <사라소주>까지, 그리고 내 생각으로 <사라소주>는 2003년 칸 경쟁작 중에서 가장 좋은 영화 중 한편이었다). 아마도 언젠가는 자기를 버린 세상을 용서하고, 그 세상의 너비만큼 그녀는 성장할 것이다. 나는 그때까지 당신을 기다릴 수 있다.

정성일/ 영화평론가
hermes59@hanmail.net   (2008.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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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od Diamond 블러드 다이아몬드 ★★★☆
Director:Edward Zwick

이 영화를 보고도 이러저런 명목/속셈으로 다이아몬드를 갖고/주고 싶어하는 년놈들이 있다면, 그 년놈들은 좋게 말해 물신 앞에 정신을 놓아버린 자본주의의 광신자이고, 좀더 노골적으로 말한다면 자본의 먹이사슬 속에서 생존이 아니라 단순한 여흥을 위해 벌어지는 살육을 방관만하는 잔인한 포식자일 뿐입니다. 이런 야만이 지금도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보다 더 무서운 건 '실용'이라는 시대정신에 포획된 우리들 대부분이 바로 그 광신자이고 포식자라는 점이구요.

별로 그럴 것 같진 않지만, 저에게 최소한의 양심과 자본의 유혹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저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언젠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저도 돈보다 공동체의 유대 같은 것에 더 많은 가치를 두었던 적도 있었던 것 같은데, 그 평탄한 세상살이를 해오면서 무슨 더러운 꼴을 보았다고 이렇게 속속들이 속물이 되어버렸을까요?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들의 정신은 온전합니까?

나름의 균형을 유지한 고발정신만으로도 고마울 지경인 이 영화는, 영화사적 가치 같은 걸 떠나서 모두들 봐줘야할 영화입니다. 돈지랄에 미친 세상속에서 나 하나만이라도 제정신 유지할 수 있도록.

제니퍼 코넬리는 옷 다 걸치고 있어도 몹시 섹시하시군요. 디카프리오는... 쟤 저렇게 멋있어질 동안 난 뭐하고 있었나?  (2008.04.22)

히어로 Hero ★★★☆
감독 : 스즈키 마사유키

제가 이 영화를 즐긴 방식은 일드빠나 기무타쿠빠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전 일본 역대 최고의 시청률 기록을 가지고 있는 2001년도 동명 드라마를 꽤 재밌게 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열광했다고 말할만한 정도는 아니었거든요. 하지만 영화 <히어로>는 무척 재밌어해며 보았습니다. 드라마 <히어로>를 본 후 그 기억이 머리속에서 몇년동안 숙성되는 동안 일본어로  懐かしい気持 비슷한 게 되어 버렸던 것 같습니다. 그런 저에게 이 영화의 단점들-빈약한 스케일, 긴장감없는 법정싸움, 일본영화 특유의 감정오바...-은 보이지 않거나 보인다 하더라도 그닥 신경쓰이지 않는 미미한 것일 뿐이었습니다. 어차피 드라마의 팬을 위한 서비스일 뿐인데 무슨 심각한 논리가 필요하겠습니까?

사실 저의 ~빠 증상은 좀 심하기도 했는데 기무라 타쿠야와 마츠 다카코가 부산 시장통과 음식점들을 헤집고 다니는 장면에선 저도 저 곳에 있었으면, 하고 아쉬워했습니다. 마지막 장면,6년만에 이뤄낸 둘의 키쓰신에선 또 얼마나 신나했는지... 이거 바보도 아니고...

한국팬을 위한 고려인지 한국에서의 활약이 꽤 오랜 시간 그려집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이병헌도 잠깐 나오구요.

기무라 타쿠야의 팬이거나 일드팬이거나 특히 드라마 <히어로>를 보신 분이라면 무척 재밌게 보실 영화입니다. 뭐 이미 다들 보셨겠죠?  (2008.03.31)

늦었지만 2001년부터 매년 해오던 거라...


* 2007년에 본 영화 중에 가장 맘에 들었던 10편

The Constant Gardener 콘스탄트 가드너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嫌われ松子の一生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나카시마 테츠야 )

친절한 금자씨 (박찬욱)

Letters from Iwo Jima (Clint Eastwood)

Transformers (Michael Bay)

A History of Violence (David Cronenberg)

라따뚜이 (Ratatouille) (브래드 버드)

叫 절규  (쿠로사와 키요시)

The Descent 디센트 (Neil Marshall)

색, 계  (이안)

(2008.03.12)

 

 

Orfanato, El 오퍼나지-비밀의 계단 ★★★★
Director:Juan Antonio Bayona  
imdb    naver

영화는 무척 낯익은 설정들로 시작합니다. 귀신들린 집, 아이의 실종, 과거에 얽힌 비밀, ... 사실 영화는 중반부까지 이런 낯익은 설정에다 공포효과를 노린 씬도 거의 없어서 무척 심심하게 전개됩니다. 영화 전체적으로 피가 튀기거나 하는 장면도 거의 없어, 헐리웃이고 한국이고 요즘의 고어취향에 비하면 <오퍼나지>는 우아하기 그지없습니다. 교통사고로 입이 찢어진 할머니 얼굴 장면은 제작자인 Guillermo del Toro의 취향일까요?

하지만 이 영화의 후반부가 불러일으키는 정서적 공명을 생각하면 심심한 앞부분은 전혀 낭비가 아니에요. 전 <링> 1편이나 <어두운 물밑에서>에서처럼 공포가 모성애와 결합하면 사족을  못 쓰는데 이 영화도 바로 그러합니다. 아들의 실종에 얽힌 사연이 밝혀지는 부분에선 거대한 운명의 힘이랄까, 어미로서 느꼈을 비통함에 저또한 가슴이 먹먹해지더군요. 후반부의 공포씬도 상당히 효과적이어서,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장면은 근래 보기 드물게 무서운 장면이었습니다.

호러 장르의 팬으로서 전 애매한 결말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 영화라면 그런 결말도 납득할만 하군요. 애초에 이 영화는 초자연적인 존재 자체가 애매해서, 아들 잃은 엄마의 정신분열로 해석해도 이상할 게 없거든요. 초자연적 존재에 대해 객관적인 관점을 제공해줄 수 있었던 '엑소시스트'의 견해도 말그대로 하나마나한 소리뿐이었구요. 때문에 엄마가 결국 어떻게 되었다는 식의 설명조로 영화가 끝났다면 영화 해석의 가능성의 폭을 스스로 좁히면서 이 영화 결말의 그 슬픈 정서를 많이 갉아 먹었을 거에요.

여튼 오랜만에 멋진 공포영화를 봤네요. 대만족.


아... 엄마역을 맡은 Belén Rueda, 뛰어난 미모는 아니지만 그 몸매가 아주 그냥 볼륨감이 그냥... 역시 40은 넘어야 진정한 여성의 미가 나오는 게 아닐까요...

도대체 <오퍼나지-비밀의 계단>같은 바보같은 제목을 갖다 붙인 건 누구란 말입니까? 꼭 저 지랄로 영어를 갖다 부쳐야 뽀대가 난다고 믿는 얼빠진 놈들은 도대체 누구냔 말이에요.  

영화를 보며 다시 한 번 절실하게 느낀 것은... 스페인어, 꼭 공부한다, 머지않아. 내년에라도 당장.  (2008.03.08)

The Upside of Anger 미스 언더스탠드 ★★★
Director:Mike Binder    
imdb

[ 이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남편이 여비서와 바람이나서 스웨덴으로 도망간(?) 후 남겨진 부인(조운 앨런)과 네 명의 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기회를 틈타 줄곧 부인에게 연정을 품고 있던 전직 메이저리거 이웃집 남자(케빈 코스트너)가 노골적인 추파를 던지구요. 영화는 남겨진 가족들이 남편/아버지의 부재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삶에 익숙해지기까지의 과정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은 두 번의 출산과 대학 진학과 엄청 연상남과의 연애질, 심지어 이웃집 남자를 엄마의 애인으로 받아들이기 등 평온함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영화는 별다른 마찰없이 사건들이 무마되고 해결되어 지루하게 느껴집니다. 조운 앨런의 히스테리가 나름 귀엽다면 귀여울 수도 있겠네요.

나른하게 진행되던 영화는 후반부 남편 시신의 갑작스런 발견과 함께 뭔가 묵직한 얘기를 하려고 듭니다. 용서랄까 운명이랄까... 별로 와닿지는 않지만 말이에요.

<워터월드> 이후로는 본 적없는 케빈 코스트너였는데, 원래 저렇게 무색투명, 존재감이 없는 사람이었던가요? 조운 앨런은 너무 말라비틀어져서 볼 때마다 안타깝게 느껴지네요. 역시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 살이 붙어야...

저런 얼빠진 제목은 도대체 누가 짓는 걸까요? (2008.03.08)

추격자 ★★★☆
감독 : 나홍진 (2008)  
naver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잔뜩 있습니다.>

소문의 이 영화를 드디어 보았습니다. 잘 만든 스릴러라는데 이의가 없지만...

글쎄요... 저에게는 뭔가가 살짝 모자라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칭찬 일색이어서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요?

하정우의 연기는 기대했던 만큼 미친놈처럼 보이지 않았고 엄중호(김윤석 분)는 생각만큼 '처음부터' 나쁜 놈은 아니었습니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덜 잔인했구요. 추격씬은 늘어진다는 느낌이 들만큼 스피디한 느낌과는 거리가 멀었구요, 마지막 하정우와 김윤석의 몸싸움은 조명이 너무 어두워-극장 설비의 문제였을지도..- 뭘 어떻게 하며 싸우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30고인가 손을 봤다는 시나리오도 썩 마뜩찮은 부분이 있습니다. 기껏 도망친 미진(서영희 분)은 왜 하필 정우가 사는 동네의 수퍼에 들어가 죽음을 자초했을까요? 저라면 당장 가까운 경찰서를 향했을텐데요. 또 바로 그 시간에 그 수퍼에 지영민이 들어오는 기막힌 타이밍이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미행하고 있던 여형사는 지영민이 미진을 죽이고 머리를 자르는 동안 밖에서 뭘 하고 있었단 말입니까? 지영민은 미진의 머리를 자른 후 아마 철장을 뚫고 창을 통해 도망간 것 같은데, 그건 여형사의 미행을 눈치채서였을까요? 미행을 눈치챘다면 왜 머리를 자르는 수고롭고도 체포의 위험이 있는 행동을 했을까요?

지영민같은 연쇄살인범이 설치고 다닐 수 있었던 이유를 무능한 경찰, 허술한 시스템 같은 것에서 찾는 건 좋은데, 그렇다고 노골적으로 '신고전화가 울리는 데 순찰중 낮잠이나 자고 있는 경찰들 같은 식의 악의적인 방식으로 묘사하는 것도 좀 못마땅하더군요.

불평이 많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보기드문 완성도를 가진 스릴러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군요. 재밌었습니다.

감독의 데뷔작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플란다스의 개>나 <지구를 지켜라>에 비교하는 기사가 많던데, 글쎄요... 저에겐 <플..>이나 <지..>가 더 흥미로왔습니다. 장르물로서의 완성도가 높다는 것이 데뷔작의 뛰어남을 평가하는 유일한 기준은 아닐테니까요. 물론 나홍진 감독의 다음 영화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기는 합니다만...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2008.02.25)

1. The Shop Around the Corner (1940)  ★★★
Director:Ernst Lubitsch      imdb

2. Juno (2007)  ★★★
Director:Jason Reitman     imdb

3. No Country for Old Men (2007) ★★★★☆
Directors:Ethan Coen & Joel Coen    imdb

4. Eastern Promises (2007) ★★★★
Director:David Cronenberg  imdb

5. A History of Violence (2005)  ★★★★
Director:David Cronenberg    imdb

6. Sweeney Todd: The Demon Barber of Fleet Street (2007)  ★★★☆
Director:Tim Burton    imdb

7. Cloverfield (2008)  ★★★☆
Director:Matt Reeves   imdb

8. The Mist (2007)  ★★★☆
 Director:Frank Darabont    imdb

9. Death Proof (2007)  ★★★★
Director:Quentin Tarantino    imdb

10. Planet Terror (2007)  ★★★☆
Director:Robert Rodriguez      imdb

11. 색, 계 (色, 戒: Lust, Caution) ★★★☆

12.
우아한 세게  ★★★☆

13. 궁녀  ★★★

14. 용이 간다 (龍が如く 劇場版: Ryu Ga Gotoku, 2007)   ★★★☆

15. 인사이드 À l'intérieur  ★★★
제가 자주가는 익스트림무비 에서는 이 영화를 2007년 최고의 공포영화 중 하나로 뽑았습니다만... 글쎄요... 이 영화가 그렇게 상찬받아 마땅한 영화인가 하는 점에는 선뜻 동의하기 힘듭니다. 고어씬에서 의외로 점잔을 떨고 있어요. 고어팬들이 원할, 정작 보여주어야할 '그것'은 보여주지 않습니다. uncut 버전의 <이치 더 킬러>나 <오디션> 쪽이 더 징글징글한 느낌이 들어요. 폭력씬이나 고어씬이 불러일으키는 정서도 <쏘우>류의 고문영화와 별반 다를 바가 없더군요. 사연없는 살인마가 어딨겠습니까? 모성이니 연민이니 운운하기도 낯간지런 얄팍한 영화입니다.

16. 식코 Sicko ★★★★

17. [ani]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 (東京ゴッドファ-ザ-ズ: Tokyo Godfathers)   ★★★

18. [ani] 라따뚜이 (Ratatouille, 2007) ★★★★

1. 滿員電車 만원전차 ★★★
감독 : 이치카와 콘  市川崑
jmdb    imdb



2. 친절한 금자씨 ★★★★
감독 : 박찬욱
naver



3. Paris, je t'aime 사랑해, 파리 ★★★
Directors:Olivier Assayas & Frédéric Auburtin ...

맘에 들었던 건 거린더 차다, 거스 반 산트, 월터 살레스, 올리비에 아사야스, 알렉산더 페인. 가장 맘에 들었던 건 역시 톰 티크베어.

코엔과 크리스토퍼 도일, 웨즈 크레븐은 좀 바보같군요.

여러분은?



4. Spider-Man 3 스파이더맨 3 ★★★☆
Directed by Sam Raimi
imdb    naver

특히 뉴고블린과의 처음 격투씬의 스피드는 과도해서 무슨 액션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잘 알 수 없고, MJ와의 관계도 2편에서 전혀 진전되는 바가 없고, 한꺼번에 악당 세 명은 아무래도 낭비같고, 토비 맥과이어의 춤사위는 낯뜨겁기 그지없었지만...

기술적인 완성도 같은 건 역시 대단하다라는 점에는 뭐라 이견이 있을 수 없겠죠. 무척 신나게 봤습니다. 특히 마지막 2:2 플레이는 아드레날린 팍팍!



5. Viy (1967) ★★★
Directers:Georgi Kropachyov & Konstantin Yershov

고골의 을 읽고 영화를 찾아봤는데, 당연히 무섭지는 않아도 꽤 환상적이었습니다.

마침내 등장하는 Viy의 조악한 분장은 좀 실망이었어요.



6. Hot Fuzz (2007) ★★★☆
Director : Edgar Wright



7. Trust the Man (2005) ★★★
Director : Bart Freundlich

감독이 줄리안 무어 여사보다 8살 작은 실제 남편이라는군요. 아... 전생에 복을 많이 진겨...

오래된 연인, 가정주부인 남편 등에 관한 냉소적인-감독 주장대로라면 우디 알렌적인- 전반부와 달리 연극무대에서 펼쳐지는 생쑈를 보여주는 결말부는 낯뜨거울 정도를 진부합니다. 하지만 줄리안 무어 여사께서 나와주시니 우리 모두 봐야겠지요...



8. Idiocracy (2006) ★★★
Director : Mike Judge

IQ 높은 사람들은 이러저러한 이유를 들며 출산을 미루다 결국 재생산에 실패하고, 머리보다 몸이 앞서는 저능한 인간들은 피임도 안 하고 맨날 애새끼만 생산하는 경향이 심화되어, 한 300년쯤 후에는 세상에 등신같은 인간들만 살아남는다는, 어이없는 내용의 영화입니다. 채팅용어같은 걸 일상용어로 쓰고 재배하는 곡식에게도 물 대신 탄산 음료같은 걸 뿌려대고 미합중국의 대통령은 전직 프로레스링 선수인 그런 세상이 도래하지요. 대충 볼만...



9. Dog Soldiers (2002) ★★★
Director:Neil Marshall

<디센트>의 감독 닐 마샬의 영화라길래 찾아봤습니다. 아... 앞으로가 몹시 기대되는 감독이에요...



10. Letters from Iwo Jima (2006)  ★★★★
Director : Clint Eastwood



11. Transformers (2007)  ★★★★
Director:Michael Bay



12. 28 Weeks Later  (2007)   ★★★☆
Director:Juan Carlos Fresnadillo





嫌われ松子の一生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
감독 :  나카시마 테츠야
naver

동영상(죄송...)으로 한 번 보고 하도 해괴한 영화인지라 극장 가서 다시 봤습니다.

이상한 영화 보고 싶은 분께 강추!

동영상으로 봤을 때의 그 삐까뻔쩍 유치찬란 콘트라스트 강렬한 색감이 맘에 들어 스크린으로 보고 싶었는데, 극장-시네코아-이 후진 건지, 제 눈이 후진 건지, 극장에서 보면 원래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건지, 밋밋한 색감이더군요. 망막에 잔상이 남을만큼 강렬한 색감을 원했더랬는데 말이죠. 극장서 보지 말고 차라리 나중에 DVD가 출시되면 DVD로 보는 편이 나을지도...

느끼한 다케다 신지라는 색다른 모습도 재밌었지만, 역시 충격은 쿠도 칸쿠로겠지요. 걔가 쿠도 칸쿠로였다니... 이거 뭐야 완전 폐인의 얼굴이지잖아.

나카타니 미키는 시바사키 코우랑 정말 닮지 않았습니까? 마침 시바사키 코우님께서 단역으로 출현했더라구요. 시바사키 코우보다 반가운 얼굴이라면... 허허... 아오이 소라님께서 잠깐 출연하십니다. 아... 15세관람가인지라 보여주시지는 않습니다만...

<초음란유부녀>의 에로배우는 쿠로사와 아스카란 사람이더군요. 츠카모토 신야의 <6월의 뱀>에 나오신답니다. 우리가 또 이건 찾아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OST도 좋던데 어디서 구할 데 없을까... (2007.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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