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to 아포칼립토 ★★★
Directed by Mel Gib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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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를 알 수 없는 영화군요. 왜 저렇게 잔인하게 영화를 만드는 걸까요? 멜 깁슨이야 뭔가 원대한 예술가적 포부가 있었겠지만, 제게는 원주민들의 야만적 문화를 자극적으로 묘사해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자는 수작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군요. 마지막 장면에서 마치 '구원자'처럼 등장하는 스페인인가의 군인들을 들어 이 영화를 서구의 제국주의적 침략에 대한 미화로 해석하는 것도 오버겠지만, 이 끔찍한 살육의 풍경에서 어떤 현재성을 찾는 것도 넌센스 같아요. 그냥 고어버전의 액션영화일뿐.

다시한번 Film 2.0의 얘기를 하자면, 경이로 가득찬 추격씬같은 소리를 하던데, 그냥 오래 냅다 뛸 뿐이지 딱히 놀랍지도 않더군요. 여튼 오버가 심해요 Film 2.0도. 이젠 고만 속아야지.

사실 이 영화의 고어씬은 소문만큼 강도가 쎄지 않습니다. 요즘이야 <Saw 3>처럼 심한 고어장면이 들어간 영화도 흥행에 성공하고 하는 세상이잖아요. 고어씬 자체의 충격보단 수많은 원주민들이 인신제물 의식에서 보이는 집단적인 광기가 더 끔찍했어요. 멜 깁슨은 아시다시피 역사적 고증에 충실한 감독이고 그런 살인의식도 실제로 벌어졌던 일이라고 하더군요. 물론 극적 과장같은 것도 있겠지만, 저런 끔찍한 의식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원주민은 '야만인'으로 불리우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그런 야만성이 서양사람들이 아니었으면 없어지지 않았을 것인가, 하는 점은 분명치 않지만...

대규모 군중씬이 나오고 세트도 어마어마한데 제작비가 4천만 달러 밖에(?) 안들었다니, 영화 제작비 중 스타 배우에게 돌아가는 몫이 얼마나 큰 것인지 새삼 놀라게 됩니다.

주인공인 '재규어의 발'의 아내로 나오는 여배우, 참 이쁘더군요. Dalia Hernandez라는 배우군요. 데뷔작인가봐요. 근데 다른 배우들은 원주민답게 훌렁훌렁 벗고 나오시는데, 이 배우는 장신구로 착실하게 가슴을 가리고 있어서 전혀 볼 수가 없어요. 아, 고증에 충실하라니까! (2007.02.02)

叫 절규 ★★★☆
감독 : 黑澤淸 쿠로사와 키요시 (구로사와 기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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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 챙겨본 유일한 영화입니다. 꽤 기대했던 영화에요. 영화도 영화지만 키요시사마가 지난 수요일 '감독과의 대화'를 위해 오신다잖아요. 진작에 인터넷으로 예매를 하려고 했으나 관람료가 '1만원'이라고 해서 뭔가 전산착오 같은 거라고 생각하고 미루고 있다가, 나중에 다시 접속해보니 매진이더군요. 아... 먼발치에서나마 뵙고 싶었는데... ㅠㅠ 그건 그렇고, 아무리 좋은 취지의 영화제라지만 '감독과의 대화'를 한다는 명분으로 4천원이나 더 많이 받다니, 좀 어이가 없더군요.

<절규>는 꽤 쉬워보이는 영화입니다. 키요시 영화가 흔히 그러하듯 애매한 부분도 없고 등장인물들의 행동도 부조리하지 않구요. 영화의 결말부에 가면 일련의 살인사건에 대한 동기와 요시오카(야큐쇼 코지 분)의 환각에 대한 설명까지 모든 게 깔끔하게 설명이 됩니다. 잘짜인 추리소설을 보는 것 같아요. 키요시의 공포영화치고는 흔치 않은 케이스 아닌가요? 때문에 영화는 썩 재밌어요. 별로 무섭지는 않아도. 

<절규>가 쉬워보이는 또 다른 이유는 이 영화가 '원혼의 한풀이'라는 전형적인 동양 호러 영화의 소재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속 살인사건의 동기가 개인적 원한관계로 환원되는 거지요. 하지만 거기엔 인간의 보편적인 존재 조건이 있습니다. 애인도 가족도 이해관계에 따라 자신을 이용할 뿐인, 뭐 그런 원자화, 고독감, 무관심... 이딴 뻔한 메시지를 제 입으로 전하려니 낯뜨겁군요. 직접 보시길... 

키요시의 영화를 '무서워서' 보는 사람은 없겠죠. <절규> 역시 거의 안 무섭습니다. 유령이 자주 나오지만, 유령이 나오기까지가 으시시하지, 일단 나오고 나면 전혀 무섭지 않아요, 이번에도. 키요시의 유령이 안 무서운 가장 큰 이유는 등장인물에게 직접적으로  해코지를 끼치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강령>이나 <도플갱어>에서처럼 말이에요. <회로>에서는 어땠던가?... 그런 맥락에서 <절규>의 마지막 살인씬-이 영화에서 가장 무서웠던 장면-은 꽤 의외였습니다. 일반적인 공포영화의 규칙을 노골적으로 차용한, 키요시답지 않은 장면이었거든요. 네트net이든 사악한 나무이든 오컬트적인 심령의 효과든, 뭔가 초월적인 존재의 의지가 평범한 사람에게 설명하기 힘든 '감화'를 일으켜 살인을 저지르는 것이 키요시 영화의 일반적인 패턴이었으니까요. 뭐 아무래도 상관없는 얘기지만, 거기서 유령에 의해 살인이 저질러질 것이라고 저는 예상을 못했기 때문에, '어, 어쩔라고 저러지 저러지...?' 싶으면서도 깜짝 놀라고 말았어요.

키요시의 유령이 안 무서운 또 다른 이유는, 물론 키요시의 의도이겠지만, 전혀 귀신답지가 않아서겠지요. 그 흔한 특수효과랑 하나없이 단지 조명만으로 '얘는 귀신'이라고 소개를 하는 판이니 무서울리가 없잖아요. 그래도 명색이 공포영화인데, 저렇게 무성의하게까지 유령을 등장시키다니... 뜬금없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장면은 꽤 웃겼답니다.

키요시의 비관적인 세계관은 <카리스마>나 <회로>에서 보듯이 결국 '세계멸망'으로 치닫고는 하지요. <절규>에는 키요시의 영화로서는 드물게 선의에 찬 인간(?)이 등장하고 그녀로 인해 요시오카도 관객도 잠시 위안을 받지만, 그녀도 결국 떠나버리고 '너희들도 죽어'라는 유령의 저주와 함께 세계는 다시 파국으로 치달을듯 합니다.  마지막 장면, 요시오카가 걸어가는 그 황량한 거리 위로 <회로>에서처럼 폭격기가 날아가도 이상하지 않을것 같았습니다.

키요시 영화가 흔히 그러하듯 <절규>의 공포는 태반이 '배경'에서 나옵니다. 어두침침한 방안과 무채색의 거리풍경. 요즘 일본은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고 하던데 <절규>에서는 여전히 암울하군요. 버블시대에 짓다만 건물들이 아직도 내팽겨쳐져 있고 지진은 시도때도없이 일어나고...

배우에 대해 말하자면... 야쿠쇼 코지는 선량한 듯 하지만 언제 폭력적으로 변할지 모른 '광기'를 품고 있는 불안정한 캐릭터를 언제나처럼 잘 연기해 주고 있구요. 조연이지만 오다기리 죠도 나옵니다. 하루네 역의 小西真奈美 코니시 마나미로 말할 것 같으면... 쳐다만 보고 있어도 '정화'되는 느낌입니다. 영화속 캐릭터와 딱 맞아떨어지는군요. (2007.01.31)

自殺サ-クル 자살클럽 ★★☆
감독 : 소노 시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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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볼까말까, 심각하게는 아니지만, 몇년을 망설였습니다. 살점이 날라다니고 피가 튀기는 영화 같은 걸 즐길만한 기력이 이젠 없어졌지만, 고어 이상의 완성도를 갖춘 영화라는 평도 꾸준히 접해왔거든요. 싼 가격에 충실한 내용 때문에 제가 매주 사다보고 있는 < Film 2.0 >에서 소노 시온의 '자살 3부작'의 두번째 영화 <노리코의 식탁>이 개봉한다는 소식과 함께 '우리 시대 가장 날카롭고 파괴적인 거장'같은 소리를 해대는 바람에, '역시 뭔가 있는거야' 싶어서 결국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소노 시온의 영화는 이게 처음이 아니에요. 얼마전에 모니터에다 뭔가를 확 집어던지고 싶은 충동을 꾹 누르며 <기묘한 서커스>를 봤었거든요. 역시 전 근친상간, 신체손상, 섹스중독, 새디즘 같은 악질적인 소재만 잔뜩 나열한 얼치기 예술영화에 열광할만큼 속물이거나 심각한 평자는 못되더군요. <기묘한 서커스>에서 가장 거슬리는 혹은 그나마 볼만한 장면은 여성의 노출씬이나 섹스씬 등 여성의 性에 대한 착취였습니다. 감독의 의도야 어떻든 그런 장면들은 그저 선정주의로밖엔 비춰지지 않더군요.

<자살클럽>의 첫장면은 소문대로 굉장했습니다. 54명의 고등학생들이 달려오는 기차에 몸을 던져 집단자살하는 장면말입니다. 바퀴에 짓눌려 터지는 머리, 날아다니는 팔다리, 쏟아지는 피, 비명,... 이후 계속되는 고어씬-대패로 피부 벗기기, 그렇게 벗겨낸 수백명분의 피부로 줄만들기, 오븐에 머리 넣기, 요리칼로 손가락 자르기 등등-도 이 방면의 매니아들은 환호를 할만한 꽤 근사한 장면들이었어요.

하지만, 굳이 그렇게 자극적인 장면이 필요했던 걸까요? 이건 이 영화의 선정주의와도 관련된 물음인데, <기묘한 서커스>와 마찬가지로 <자살클럽>도 여성의 신체에 대한 대상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직접적인 강간씬도 등장하고, 대패로 피부를 벗겨지기 위해 상반신을 드러내는 것도 전부 여성이지요. 무엇보다 자살자 중 상당부분이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남성의 자살은 그다지 큰 비중으로 다뤄지지 않고 있어요. 가령 첫장면의 54명 집단자살자 중엔, 제가 영화를 잘못 이해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남자도 섞여있지 않던가요?

선정주의의 혐의가 가장 짙은 건, 후반부로 갈수록 플롯이 엉망진창이라 정확한 해석은 힘들지만, 이 모든 사건의 배후에 아이돌 그룹과 일단의 '아이들'이 연관되어 있다는 결말입니다. 무슨 악령의 저주가 씌인 것도 아니고, 초딩들이 저런 일을 한다는 게 말이 되냐구요.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하거나 의외의 결말을 만들어야겠다는 강박이 결국 '범인은 아이들이었다'같은, 찌라시 헤드라인 같은 충격요법에 의지하게 만든 것 같습니다.

이 방면의 걸작인 쿠로사와 키요시의 <큐어>와 비교해봐도 이 영화의 선정주의가 얼마나 설득력이 없나 쉽게 드러납니다. <큐어>에선 부검을 위해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난도질당한 시체 정도는 등장하지만 <자살클럽>처럼 심각한 고어씬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백주대낮에 뜬금없이 저질러지는 살인장면은 이 영화의 노골적인 고어잔치에 비하면 우아해 보이기까지 하구요. 또한 존재의 심층을 건드리는 질문을 통해 선량한 사람들이 살인을 저지르게 만든다는 <큐어>의 설정은 최면술과 오컬트적 분위기로 나름의 개연성을 확보합니다. 아무리 자살이 미화되는 해괴한 전통을 가진 나라라 하더라도, 수십명 수백명이 떼거지로 자살한다는 것에 대해 뚜렷한 설명이 없다는 게 말이 될까요? 가령 장난으로 자살을 흉내내던 고등학생들이 실제로 옥상에서 떨어져 자살할만큼 정신나간 나라인가요, 일본은? 과장과 극단을 보여주는 것이 예술가의 방법론인지는 몰라도 저에게는 콧방퀴만 뀌게 만드는군요. 게다가 이 영화의 자살 교사자는 말이 너무 많아요. "당신이 누구인지 알려줘"라고 말하는 <큐어>의 살인 교사자와 달리 이 영화에선 "당신과 당신의 관계는 무엇입니까?"같은 알듯말듯한 소리부터 시작해 쉴새없이 떠들어댑니다. 감독이 원래 시인 출신이라는군요.

여튼 <자살클럽>은 인상적인 고어씬 때문에 나름 즐거운 부분도 없진 않지만, 그럴듯한 주제와 평단의 지지와는 달리, 속이 빈 허망한 영화입니다. 자극과 충격이 관객을 모종의 진실로 인도할 거라는, 동의하기 힘든 방법론의 영화이구요. 이번에 개봉하는 소노 시온의 <노리코의 식탁>, 보러 가지 말아야겠습니다. (2007.01.28)

p.s.
<런던하츠>의 '가치매기는 여자들' 코너에 가끔 나오는 사토 타마오가 조역으로 등장해 깜짝 놀랐어요. TV에서 '뿜뿜' 거리며 나이에 맞지 않는 귀염을 떨 땐 한대 확 쥐어박고 싶더니만, 영화속에서 보니 꽤 이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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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narcti 2013.07.23 03:06

    2007.01.30

    저기 제가 이영화를 본지가 좀 한참되어서 뭐라 변명은 하기 힘든데 소노시온의 영화가 대개 그렇듯이 자살클럽이 물론 자극적인 장면으로 선정성에 기대고 있는것은 맞지만 배후에 아이돌 그룹이 왜 있고 떼거지로 애들이 대체 왜 자살을 하는건지 설명을 안해주고 뭐 그런게 불만이시라면 영화를 보는 관점이 좀 잘못되지 않으셨나 감히 말씀드립니다. 이 영화는 이미지와 메세지 위주로 흐르고요 비교하신 큐어와는 엄밀히 장르가 다르다고 할수있습니다.이건 마치 짝패보고 스토리가 너무 부실하지 않느냐 혹은 성룡영화는 전부 똑같다 라고 하시는 것과 비슷. 주 내용은 위에도 쓰셨듯이 나와 자기자신과는 무슨 관계인가? 라는 뜬금없는 질문이 전부고요. 노리코의 식탁까지 이어지는거 같습니다.그리고 악의는 없는데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djuna씨를 좋아하신다는거 같은데 글쓰는 스타일이 너무 djuna씨와 비슷하군요. 알고 계시면 뭐 상관없는데 모르셨으면 한번 생각해보시고.

    • Cocteau Ozu 2013.07.23 03:07 신고

      2007.01.31
      허허... 전 그냥 이 영화가 싫었어요. 그뿐입니다. 이미지는 너무 과격하고, 메시지의 전달방식은 전혀 설득력이 없었구요. 이런 관점이 딱히 잘못되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군요. 단지 제 취향과 맞지 않는 영화를 골라 봤다는 우를 범했을 뿐이라고 생각되는데요. <큐어>와는 꽤 비슷하지 않나요? <큐어>도 처음 국내에 소개되었을 때는 고어장면이 꽤 강도가 쎄다는 식의 소문이었고, 모종의 '암시'에 의해 살인/자살을 저지른다는 설정도 유사하다고 생각되는데요. 무엇보다 제가 오늘 키요시의 신작을 보러 갈 예정이어서 생각난 김에 써봤어요. DJUNA와 비슷하다는 거, 딱히 부정을 못하겠네요. DJUNA의 글은 제가 꾸준히 읽는 유일한 영화리뷰니까, 어떤 식으로든 제 낙서에서 DJUNA 분위기가 나는 건 어쩔 수 없겠죠. 가장 비숫한 부분은 아마 존댓말 쓰는 게 아닐까요?

The Descent 디센트 ★★★☆
Directed by Neil Marsh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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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평 일색인 호러 영화입니다. 제가 자주 가는 DJUNA's site 에서도 꽤 좋게 평을 해놔서... 오랜만에 피 좀 볼까 싶어서 찾아봤는데...

꽤 재밌는 호러 영화군요. 나름 무섭기도 하구요. 아무리 강심장의 소유자라 하더라도 적어도 한 번은 '깜짝' 놀랄 거에요. 유리창 앞에서... 이건 무서운 거랑 관계없나...

우선 설정이 좋아요. 동굴안에서 조난 당한 6명의 여자들-영화를 통털어 남자는 초반 10여분 동안 나오는 한 사람에 불과합니다.-이 필사적으로 탈출구를 찾는 와중, 어둠 속에서 골룸을 닮은 이상한 식인괴물들이 그녀들을 공격합니다... 좁은 공간에 억지로 몸을 들이밀며 가까스로 통과해가는 초반부의 장면들은 폐소공포증을 유발할만큼 답답하구요, 빈약한 광원에 기대 어둠속을 헤맨다는 설정 자체도 충분히 공포스럽습니다. 가장 멋진 건 끝까지 살아남은 주인공에게 끝내 생존의 기회를 주지 않는 결말이었습니다.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하지만 전 이 영화가 그다지 맘에 들지 않는군요. 식인괴물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몇명의 동료들이 살해당하기 시작하면, 등장인물들 중 2명이 갑자기 '툼레이더'로 변해버립니다. 그런 '변신'이 억지스런 설정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그녀들이 괴물 3명쯤은 해치울 수 있을만큼 강하다보니 괴물이 등장해도 그닥 위기감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관객에게 보여져야 하니 어쩔 수 없는 거겠지만, 지하 깊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속 공간이 '암흑'에 휩싸이는 장면도 별로 없어서 긴장감이 떨어지구요. <블랙피치>나 <블레어위치> 혹은 <떼시스>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어둠 자체가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있는데도 불구하여 이 영화는 더 절박할 수 있는 '어둠에의 공포'라는 소재를 낭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그녀가 자신의 동료에게 하는 행동도 공감하기 힘들구요. 남편이 바람 좀 핀 게 대순가... 또 요새의 추세에 비하면 고어씬의 강도도 약하군요.

전에 읽은 호러소설에서도 저렇게 동굴에서 조난을 당해 생고생을 하는 것이 있고 해서, 위험한 곳에 일부러 자발적으로 발을 들여 놓는 사람의 심리부터가 도통 이해할 수 없어요. 삶이 그다지도 무료하더냐...

아무리 지하생활에 적합하도록 '진화'했다고는 하지만, 일단 인간 비슷한 종족인데, 스파이더맨도 아니고, 저렇게 중력을 무시하며 천장에 매달려 있을 수 있는지... 뭐 사실성을 따질 종류의 문제는 아닙니만 좀 바보스럽다는 느낌도 들더이다.

여튼 근사한 호러영화였어요. 전 별로였지만...

(2007.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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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1999년 이후로 가장 적은 양의 영화를 본 해입니다. 딱히 다른 걸 열심히 한 것도 아닌데... 정말 뭘 하며 일년을 보냈는지...

여튼 올해 본 영화들 중 가장 좋았던 영화들이랑, 재미를 떠나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영화들을 함 적어볼게요. 2001년부터 계속 해오고 있는 짓이라 이제와서 그만두기도 그렇거든요...


* 올해 본 영화 중에 가장 맘에 들었던 영화 11편
(10편을 뽑으려고 했는데 도저히 한 편을 못 빼겠네요.)

The Departed 디파티드 (스콜세즈)
Volver 귀향 (페드로 알모도바르)
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켄 로치)
Match Point 매치 포인트 (우디 알렌)
乱れ雲 흩어진 구름 (나루세 미키오)
괴물 (봉준호)
Peau douce, La 부드러운 살결 (프랑소와 트뤼포)
Good Night, and Good Luck. (조지 클루니)
蜘蛛巢城 거미의 성 (쿠로사와 아키라)
Be With Me 내 곁에 있어줘  (에릭 쿠)
Broken Blossoms or The Yellow Man and the Girl 꺾어진 꽃 (D.W. 그리피스)


* 그 밖에 인상적이었던 영화들

妻 아내 (나루세 미키오)
가족의 탄생 (김태용)
Hedwig and the Angry Inch (존 카메론 밋첼)
공포기형인간 (이시이 테루오)
디스트릭티드: 제한 해제 (매튜 바니 외)



작년까지는 좋아하는 감독과 좋아하는 영화도 뽑았는데, 몇년째 변화가 없어 올해부터는 그만 두기로 했어요. 뭐 앞으로도 변할 것 같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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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hank You For Smoking 땡큐 포 스모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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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Scoop 스쿠프 (우디 알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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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L'Enfer 랑페르 (다니스 타노비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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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ani] 카쿠렌보 (숨바꼴질) Kakurenbo: Hide and Seek (모리타 슈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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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TV] 환상의 커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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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全편을 다 본 두 번째 한국 드라마에요. <네멋대로해라>에 이어서...

1.  縣廳の星 현청의 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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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Hedwig and the Angry Inc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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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チェケラッチョ! 체케랏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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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의 아게하(이토 아유미)가 이렇게 멋진 여자로 자랐군요. <오늘의 사건사고>에서는 다나카 레나에 가려 칙칙하게 나오더만. 대충만들어도 중간은 가는 장르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재밌는 청춘성장물. 오키나와, 멋지네요. 내년에 일본 여행갈 때 본토말고 오키나와나 갈까... (내년엔 정말 갈 겁니다. 디카도 알아보고 있고, 여튼 준비하고 있어요.)



4. Wolf Cree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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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평이 좋아서 챙겨봤는데 영 쓰레기군요.



5. 好きだ 좋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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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연령대(나의 연령대이기도 하고)의 사람들을 한없이 우울하고 불행한 듯 묘사하는 경향에 쉽게 동의하기 힘듭니다. 너네들이 힘든 게 뭔데? 직장도 있겠다 집도 있겠다. 어두운 조명아래 클로즈업으로 일관하며 대사도 별로 없고 (90% 정도를 알아 들을 수 있을 만큼 정박아 같은 대사를 읊조립니다.) 미야자키 아오이가 이뻐써 봐줬다...




1. 妻 아내 ★★★☆
감독 :  나루세 미키오 (成瀨巳喜男)
naver


2. 乱れ雲 흩어진 구름 ★★★☆
감독 :  나루세 미키오 (成瀨巳喜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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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Masters of Horror - Episode 4 : Jenifer 제니퍼 ★★★☆
imdb    듀나


4. The Bourne Supremacy 본 슈프리머시 ★★★★
Directed by Paul Greengr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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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봤던 영화인데, 다시 봐도 기가 막히군요.
특히 후반부의 car chase 장면은 압권!
제길... 맷 데이먼은 왜 이렇게 멋있는거야...
폴 그린그래스님... 바쁜 건 알겠는데 어여 3편도 만들어주세요...
엔딩 크레딧 올라갈 때 나오는 음악, 아, 좋다, 싶었는데, 역시 Moby 였군요.


5. Match Point 매치 포인트 ★★★★☆
directed by Woody Allen
imdb    naver    듀나


6. Shaun of the Dead 새벽의 황당한 저주 ★★★☆
Directed by Edgar Wright
imdb    naver


7. 사이에서 ★★☆
감독 : 이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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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Volver 귀향 ★★★★
Directed by Pedro Almodóv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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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龜は意外と速く泳ぐ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
감독 : 미키 사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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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멸렬.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뭔가 굉장한 의미라도 찾는 척하며 그것이 새로운 시선인양 '코를 높이는' 이딴 영화, 가령 <오늘의 사건 사고>같은 영화, 짜증 이빠이입니다.


10. 昭和歌謠大全集 쇼와 가요 대전집 ★★
감독 : 시노하라 데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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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슴지 않고 살인을 해대는 영화속 인간들이나 그저 웃자고 목이 날아가고 서로가 이유없이 죽여대는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나 그 도덕적 무감각에 있어 차이가 없어보인다. 이딴 걸 영화라고...

아줌마를 스테레오타입화하고 비아냥대는 건 한국이나 일본이나 마찬가지군요. 지들의 어머니이거나 이모거나 마누라일터인데... 지들도 곧 그렇게 될 터인데...


11. Nacho Libre 나쵸 리브레 ★★★
Directed by Jared H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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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처럼 이 영화도 덜 떨어진 인간들의 비현실적인 성공담입니다. <나폴레옹..>이 썰렁한 분위기에서 나오는 엇박자 개그에 주력한 데 반해 <나쵸 리브레>는 잭 블랙의 개인기에 거의 전부를 의존하고 있어요. 감독은 편했겠어요.

안나 데 라 레구에라, 아... 좋군요...


12. The Departed 디파티드 ★★★☆
directed by Martin Scorse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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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Science des rêves, La 수면의 과학 ★★★
directed by Michel Gond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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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流れる 흐르다 ★★★
감독 : 나루세 미키오
naver    imdb


15. 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
directed by Ken Lo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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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ters of Horror - Episode 13 : Imprint  インプリント 임프린트 ★★★
감독 : 미이케 타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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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부천영화제 때 예매까지 했다가 못 가고 이제야 구해서 봤습니다.

고문씬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댜만 영화 자체는 기대 이하군요.

영어로 지껄여대는 일본배우도 영 어색하고 Billy Drago라는 배우는 끊임없이 오버질이고...

내가 나이를 너무 쳐먹은 건지 타카시 형님이 맛이 가신 건지...


일본어로 읽으면 대충 미이케 '타카시'인데 왜 다들 '다'카시라고 하는 건가요?

'쿠'로사와 아키라도 '구'로사와라고 하고... 남의 이름을 말이지...

(2006.09.03)

1.. When a Stranger Calls 낯선 사람에게서 전화가 올 때 ★★★
Directed by Simon West


2. メゾン·ド·ヒミコ 메종 드 히미코 ★★★
감독 : 이누도 잇신
naver


3. 가족의 탄생 ★★★☆
감독 : 김태용 
naver

4. 괴물 ★★★★
감독 :  봉준호 
naver

5. 환생 ★★☆
감독 : 시미즈 다카시 
naver

유카, 너무해요. '가슴출렁'도 안보여주고. 게다가, 젠장, 이렇게 안 무서울수가...

6. [ani] 딸기 마시마로 ★★★☆

100% 로리콘.

7. 恐怖奇形人間 공포기형인간 ★★★☆
감독 :  이시이 테루오 
naver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어이없기가 거의 미이케 다카시의 <데드 오어 얼라이브> 수준입니다. 명성에 걸맞는 해괴망측한 영화. 게다가 (감독의 의도와는 달리) 졸라 웃겨요.


8. 디스트릭티드: 제한 해제 ★★★
감독 :  매튜 바니 외
imdb

스크린에 영사되는 대략 10m 쯤되는 거대한 '자지'를 수백명의 관객이 숨죽이며 지켜보는 진귀한 경험. 황량한 사막에서 남자가 용두질을 하는 롱테이크는 미칠듯이 지루했습니다. 7개의 단편 중 가스파 노에의 어질어질한 그 영화가 최악이었구요, 래리 클락스러운 지저분한 설정이 돋보이는 단편은 썩 재밌었습니다. anal을 시도할 땐 필히 관장을 하고 볼 일,이라는 실용적인 지식도 전해주는 매우 교육적인 단편이었어요. 


아... 요즘, 영화를 정말 안 보고 있군요. 드뎌 '인간'이 되어가고 있군요...

하지만... 개버릇 남 못줘서 주말에는 나루세 미키오를 4편 보기로 했습니다. 오랜만에 '나다'로 마실을... 아.. 요새 문화생활이 좀 되고 있군요...

http://www.dsartcenter.co.kr/perf_pgm/performance_nada_view_d.jsp?bnum=1355

나루세 미키오는 4편 정도 보았는데, 소문이 자자한 초절정 신파 <부운>도 물론 재밌지만, 하라 세츠코 여사가 나오시는 <밥>과 시아버지-며느리의 아슬아슬 불륜(?) 드라마 <산의 소리>도 재밌습니다. 혹 보시러 가는 분 있으면 참고... 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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